昌慶宮에도 쇠말뚝 2개-日帝만행 추정 흔적도 2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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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일제(日帝)가 민족정기 말살을 위해 전국 곳곳에 박아놓은 쇠말뚝 제거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조선시대 궁궐인 창경궁내 바위에서도 일제가 박은 것으로 추정되는 쇠말뚝이 발견돼시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쇠말뚝은 지금까지 명산의 산봉우리나 명당등지에서 발견돼왔으나궁궐내의 바위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이는 일제의 민족정기 말살정책의 마수가 궁궐내부까지 뻗쳤음을 말해주고 있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광복5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쇠말뚝제거」작업을 벌이기위해 시민제보를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창경궁에도 쇠말뚝이 박혀있다는 시민의 제보를 접수,이를 확인하고 궁궐관리를 맡고 있는 문화재관리국에 고증작업을 요 청했다.
쇠말뚝이 박힌 곳은 창경궁내 장서각이 있던 양화당(養和堂)과영춘헌(迎春軒)사이의 계단 바로 아랫부분으로 궁내에서는 명당자리로 알려지고 있는 곳.
5평크기의 바위위에 가로.세로 각각 5㎝크기의 쇠말뚝 2개가1.5m간격으로 나란히 박혀 있으며 두곳은 쇠말뚝이 박혔던 흔적으로 보이는 지름 10㎝크기의 구멍이 뚫려 있다.
일제는 한일합방(1910년)이후 조선시대 세종이 지은 창경궁(1418년)안에 연못인 춘당지(春塘池)와 수정(水亭)및 각종도서를 보관하는 일본식 건물인 장서각(藏書閣)을 세우고 동물원과 식물원을 조성한후 이름도 창경원(昌慶苑)으로 고치는등 조선왕조의 지위를 격하시키는 작업을 벌였다.서울시문화재 관계자들은이곳에 박힌 쇠말뚝도 일제가 당시 장서각을 건설하면서 민족혼과맥을 끊기위해 박았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풍수지리개발중앙회 김혁규(金爀圭.61)회장은『일제가 북악산에서 창경궁으로 흐르는 맥을 끊기 위해 길지(吉地)인 이곳에쇠말뚝을 박은 것 같다』고 말했다.
〈李啓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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