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린북스>"보수주의의 빈곤" TED HONDERICH 지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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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원제 『Das Elend des Konservativismus』 사회주의가 붕괴하고 난 이후 신보수주의가 유럽 여러 국가의 지도적 이념으로 자리잡게 되었다.그 이념은 경쟁력을 통한 시장체제의 강화,그에 따른 국가의 최소화라는 두가지 내용으로 요약될 수 있다.
원래 보수주의는 민주주의의 과잉과 사회주의의 등장에 반대해 강력한 국가를 옹호하는 국가주의적 보수주의가 일반적 형태였다.
반면 80년대 레이거노믹스와 대처리즘으로 가시화되기 시작한 신보수주의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둘다 지금까지 지 나치게 국가주의적 편향을 지녀왔다고 보고 이 편향이 시장의 기능에 의해 극소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보수주의 이념과 그것이 지니는 문제들을 매우 진지하고 합리적으로 다루고 있다.이 책의 제목이 말하듯 저자는 기존의 보수주의 이론가들이 그 개념을 매우 모호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비판한다.즉 왜 경제적 평등이 폐기되어야 하는 지,그리고 게으름뱅이가 재산을 상속받아 부자가 되는 것이 어떻게 사회복지에 기여하는지 등에 대해 명료한 설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것이다. 7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일관된 주제는 신보수주의의「근저에 깔린 궁극목표」를 탐구하는 것이다.저자는 결론에서 「사적 소유와 시장」에 대해 지나친 관심을 가진 보수주의자들이「사회적 자유」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그들의 이기주의 」때문이라고 주장한다.저자의 이러한 입장은 결국 사회복지의 가치를부정하는 신보수주의를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저자의 설명이 신보수주의를 하나의 역사적 현상으로 설명하기보다 「이기주의」라는 인간학으로 접근함으로써 과거 보수주의와의 구조적 차별성을 설명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Rotbuch刊.3백99쪽.58DM〉 〈金蒼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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