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회맞는 KBS"열린음악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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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나도 열린음악회에 한번 가보았으면….』 평소 음악회에 다니지 않는 수많은 시청자에게 음악회에 대한 동경(?)을 심어온 『KBS열린음악회』가 다음달 9일 1백회를 맞는다.
1백회 기념공연은 4월 1일 조영남.이광조.이선희,성악가 최현수.김청자등이 출연한 가운데 제주시 탑동 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 이번 1백회 특집공연에서는 출연가수진의 히트곡은 물론 『서귀포 사랑』『바다의 교향시』『섬집아기』등과 제주출신 작사가의작품인 『떠나가는 배』등이 불려진다.
93년5월 방송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열린음악회에 다녀간 관객은 줄잡아 50만명.
그동안 이 프로가 음악팬들의 요청을 받아 찾아간 곳도 만만치않아 국내 최초로 국회의사당 잔디마당에서 열렸는가 하면 독립기념관.올림픽공원.비무장지대 노동당사앞.육군사관학교.거제도 옥포조선소등지에서도 마련돼 호응받았다.
열린음악회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관객과 가수가 혼연일체되는 뜨거운 분위기.
그러나 시청자에게는 속시원하기만한 그 열창의 무대가 일부 가수들에게는 자칫 불명예를 초래하는 「위험한 무대」로 불려지고 있다.녹음된 노래를 틀어놓고 입만 벙긋하면 되는 대부분의 기존음악 프로그램과는 달리 열린음악회에서는 2천여명 의 관객앞에서「실제로」 노래를 불러야 하기 때문.
서태룡.김경식PD는 『용모를 앞세운 비디오형 가수는 열린음악회에 출연하기 어렵다』며 『대형무대인 만큼 웬만한 가창력을 갖추지 않았다면 실력이 들통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영남.노사연.신효범.최진희.이선희.송창식과 성악가 신동호.임웅균.박인수등 자신의 기량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대형무대를 선호하는 이들은 「단골 손님」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중에서도 특히 신효범은 열린음악회를 통해 가창력을 인정받아인기가수 대열에 선 대표적인 경우다.
한편 외국 가수들도 이따금 출연,열린음악회를 빛냈다.파파위니와 브로드웨이 뮤지컬 『캐츠』주인공 미시아등이 이 무대에 선 바 있으며 다음달 10일에는 『헤이』를 부른 스페인출신 가수 훌리오 이글레시아스가 특별출연할 예정이다.
그러나 열린음악회는 현재 변신을 놓고 고민에 빠져있는 상태이다. 포맷이 일정한데다 회를 거듭하면서 출연가수진에도 별 변화가 없어 「식상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
서태룡PD는 『중간층 음악을 지향해온 만큼 변화 시도가 더욱어려운 실정』이라며 『앞으로는 실력있는 신인가수들도 과감히 출연케해 분위기를 쇄신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李殷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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