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함께>"두남자가 쓰는 사랑에대한 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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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페미니즘 운동의 결과 여자들이 어느정도 평등은 얻었을지 모르지만 남자들의 사랑은 잃고 말았어요.남성과 여성의 새로운 자리매김을 위해서는 남녀간 대화가 필요한데 그 대화의 시도로 남자의 속내를 털어놓은 것입니다.』 여성들의 페미니즘 운동에 절망한 페미니스트 송재희(33)씨와 신동윤(26)씨가 쉽게 드러내기 힘든 남성의 속마음을 고백한 『두 남자가 쓰는 사랑에 대한 희망』(여성사 刊)을 펴내고 남녀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송씨가 기성의 가치관에 보다 익숙한 세대라 면 신씨는 새로운 가치관으로 무장한 이른바 신세대여서 관심을 끈다.
이 책에는 남자들이 여자들의 짧은 치마나 별난 걸음걸이를 만날 때 느끼는 솔직한 심정과 섹스콤플렉스,남편들이 술자리에 어울려 귀가시간이 늦어도 부인들에게 전화를 쉽게 하지 못하는 심리,폭력을 휘두르는 남자들의 심리,의처증,공개석상 에서 페미니스트로 자처할 수 없는 속사정등 술자리에서 남자들끼리만 나눌법한 이야기들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여자들이 남자에 대해 너무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심지어 포경이 뭔지도 모르는 여성도 있었으니까요.모르면 그래도 나은데 잘못 아는 부분이 참 많았어요.여성 페미니스트들마저도 남성의 억압적 측면만 강조할 줄 알았지 그것이 남자 들의 의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상황에 지배받다보니 그렇게 된다는 사실은 몰라요.』 저자들이 이 책에서 털어놓는 남성들의 고민도 다양하다.여성들이 그렇게 바라는 귀가(歸家)전화를 남자들이 못해주는 것도 남성들 사회를 지배하는 위신문제 때문이지 남자들의 본심이 아닌데도 비난의 대상이 된다.
『쉼터라는 단체에서 구타당하는 여자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것도 좋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이 땅의 남자들이 안고 있는 고민을 좀 더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지요.남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남자를 여성억압의 공범으로 보는 여성 들의 시각도교정되어야 합니다.』 지난해 신촌문화축제때 만났던 두 사람은 현재 창작비평동인인 바테스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송재희씨는 지난해 문화비평서 『신세대:네멋대로 해라』와 페미니즘 비평서 『어머니와 창녀』,문화산업비평서 『상상력을 죽이면 소프트웨어는 없다』등 을 펴냈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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