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개성공단에 큰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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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토지와 노동력이 결합된 개성공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공산당 왕자루이(王家瑞) 대외연락부장의 개성공단 방문의 배경에 대해 여러 관측이 제기됐지만, 무엇보다 개성공단 자체에 대한 중국의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왕 부장은 2시간정도 개성공단에 머물면서 ㈜개성부천공업, ㈜좋은사람들 개성공장을 방문하고 "중국도 개성공단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고, 특히 공단 관리위원회 관계자에게 개성공단의 인건비 수준, 추가 개발계획, 투자관련 행정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물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의 적잖은 기업들이 개성공단 진출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개성공단 1단계 사업부지에 있는 외국기업 전용 6개 필지가운데 2필지에 이미 중국계 기업 2개가 입주계약을 체결했다.

한 조선족 기업인은 개성공단 투자를 위해 북측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 등과 접촉하려다 사기를 당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개성공단에 대한 중국기업들의 관심이 점점 커져가고 있고 실제 중국 기업인들이 개성공단에 대해 물어오기도 한다"며 "이유를 들어보면 중국보다 공장을 운영하기 좋은 환경을 꼽는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은 '기업소득세'가 10∼14%이고 이윤발생후 5년간 면제, 3년간 50% 감면 등의 혜택을 주고 있지만 중국은 기업소득세를 25%로 조정하고 이윤발생후 2년간 면제, 3년간 50% 감면의 혜택만 부여하고 있다.

인건비도 개성공단의 북측 근로자 임금은 중국의 절반 내지 1/3에 불과하며, 게다가 중국의 임금은 최근 20% 내외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각각 개성공단과 중국에 공장을 차린 한국의 모기업들을 대상으로 이들 공장의 생산성을 비교조사한 결과 '세계수준의 기업'을 100으로 했을 때 개성공단 공장은 77%인 데 비해 중국 공장은 69%로 개성공단이 8%포인트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개성공단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고용환경과 낮은 이직률, 높은 근로의식 등을 가진 때문으로 보인다고 공단은 분석했다.

상품의 품질도 중국 공장은 83%, 개성공단은 짧은 가동기간에도 불구하고 85%로 나타나 개성공단이 중국보다 높은 경쟁력을 보여줬다.

양 교수는 "최근 중국에서 한국기업들이 큰 애로를 겪고 있다"며 "이들의 새로운 출구로 개성공단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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