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휴대전화 사업 ‘Off’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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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세계 3위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미국의 모토로라가 단말기 사업부문을 분리하거나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모토로라는 최근 성명을 내고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고 주주 가치를 올리기 위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단말기 부문을 떼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가에선 모토로라가 분사하면 다른 업체와 제휴해 합작법인을 만들거나 매각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레이저 등 세계적인 히트 모델을 내놨던 모토로라가 단말기 부문 분리를 고려하는 것은 이 분야의 실적이 크게 부진해졌기 때문이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휴대전화 분야에서 19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12억 달러의 적자를 냈다. 세계시장 점유율도 2006년 말 22.4%에서 12.3%로 떨어졌고 2위 자리를 삼성전자에 내줬다.

반면 셋톱박스와 모뎀 등을 만드는 장비제조 부문(매출 178억 달러)은 19억 달러의 흑자를 냈다. 모토로라의 지분 3.3%를 가진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은 지난해부터 단말기 사업의 분사를 요구해 왔다. WSJ는 모토로라의 단말기 사업 부문에 관심을 가질 만한 곳으로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 중국의 후아웨이, 일본 전자업체 등을 꼽았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토로라 자체엔 큰 관심이 없다는 반응이다. 다만 해외 경쟁사가 모토로라의 단말기 사업 부문을 인수할 경우 경쟁 구도가 어떻게 바뀔지에 신경쓰고 있다.

이원호·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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