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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국산 ‘농약 만두’ 충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중국산 ‘농약 만두’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일본 전역에서 중국 식품 불매 운동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3300여 개 체인점을 보유한 일본 최대 패밀리 레스토랑 업체인 스카이락은 31일 중국에서 생산된 가공식품 사용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는 튀김류·만두 등 300여 종의 중국산 가공식품을 사용해 왔다. 회사 측은 “중국 공장의 현지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으나 중국 식품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 사용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토요카도·라이프·세유 등 대형 수퍼도 전국 체인점의 진열장에서 중국산 가공식품을 철수시키고 있다. 일본햄·마루하·가토기치 등 농약 만두를 만든 중국의 식품회사에서 원자재 일부를 가공해 온 업체들도 자체적으로 제품 회수에 착수했다. 일부 학교에선 중국산 음식 재료를 쓰지 말자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달 30일 지바현과 효고현에서 3가족 남녀 10명이 중국산 수입 냉동만두를 먹은 뒤 설사와 구토 등 약물 중독 증세를 보이면서 시작됐다. 5세 여자 어린이는 가벼운 의식불명 상태까지 보였다. 피해자는 현재 38명으로 늘었다. 경찰 조사 결과 만두와 포장지에서 ‘메타미드호스’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이 성분은 독성이 강해 체중 50㎏인 사람의 경우 1.5g만 섭취해도 숨질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만두는 중국 허베이(河北)성의 한 식품회사가 제조한 것으로, 도쿄의 JT푸드가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지난달 22일까지 수입해 전국 수퍼 등에 공급해 왔다. 후생 노동성은 JT푸드가 최근 1년간 이 식품회사로부터 총 1230t의 냉동만두를 수입했고, 다른 두 개의 식품 회사도 76t을 수입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품질감독검사검역총국은 일본 측의 통보를 받고 조사에 착수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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