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달러貨 왜 끄떡없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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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해외에서는 달러 값이 폭락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왜 달러화가끄떡없이 버티고 있는 것일까.또 남대문시장 암달러 시세 역시 국제시장의 소용돌이와는 딴판으로 큰 변동이 없는 이유는 뭘까.
실제로 국제 외환시장이 달러 폭락으로 비명을 질렀던 8일 국내 외환시장의 거래실적을 종합해 금융결제원이 9일 고시한 기준환율은 달러당 7백85원10전으로 8일과 60전정도의 차이밖에없었고 연초부터 따져도 달러값은 0.5%정도 떨 어진데(원화가치 절상)불과했다.반면 국내에서도 엔화나 마르크화 값이 큰 폭으로 치솟고 있다.
이처럼 국내 외환시세가 국제시장의 흐름과 차이를 보이고 있는것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환율 결정구조가 외국과 다르기 때문이다.우리나라에서는 국제시장처럼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환율이 결정되는 외국돈은 달러화밖에 없다.엔. 마르크등 다른 나라 돈은 국제시장 시세를 받아 국내 달러시세를 대입시켜 계산한다고 보면 된다.
원-달러 환율은 그날 그날 우리 나름의 달러수요등에 의해 결정되지 국제 시장에서 달러가 엔화에 대해 폭락한다고 해 원화에대해서까지 폭락하지는 않는「독립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예를 들면 7일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는 달러화가 7백86원50전에서 7백84원70전까지 거래됐고,여기에 가격대별 거래량을가중치로 따져 8일 고시된 환율은 달러당 7백85원70전이었다. 원-엔 환율의 경우 이것을 8일 아침 일본 도쿄(東京)외환시장의 엔-달러 개장시세로 나누어 1백(원-엔 환율이 1엔당이아닌 1백엔당으로 계산되므로)을 곱해서 정한다.
이런 구조는 암달러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9일 현재암달러 시세는 암달러상들에게 달러를 파는 가격이 달러당 7백85원,사는 가격 7백90원으로 이달초와 거의 변동이 없다.
〈李在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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