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붕괴 업계반응-엔高에 得될것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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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급박하게 진행되는 엔고행진때문에 국내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앞으로의 환율전망과 대책에 부심하면서 전담팀을 새로구성하거나 선물환도입 확대.부품수입선 전환.현지유통망확대.자가(自家)브랜드 수출확대등 분야별 대응책마련에 나서는모습이다.
기업들은 최근 엔고추세로 비즈니스에 걱정이 되는 부문도 생기지만 이를 폭넓게 이용하기 위한 전략마련에 오히려 관심이 많다. 급격한 엔고로 자동차.가전.반도체등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기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시장에서 우리상품의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가면서 기업의 질적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도 된다는 판단때문이다.
삼성.현대등 주요그룹들은 정례사장단 회의등에서도 이 문제를 거론,엔고대응여부가 올해 경영성과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백효휘(白孝輝)현대자동차 수출담당부사장은 『엔고에 따른대일(對日)가격경쟁력강화를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지역 수출을 최대로 늘릴 계획』이라며『이번 기회에 국산차 이미지를 확실히 뿌리내리도록 홍보와 판촉을 강화하고 애프터서비스도 강화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기아자동차는 엔고를 국산화율을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는 복안이다.단기적으로는 일본에서 들여오는 부품에 대해 미국.독일등지로수입선을 다변화해 엔고로 인한 마이너스요인을 줄여나가고 중장기적으로는 국산화를 추진,기술력을 제고하겠다는 계 획이다.
삼성물산은 연초 1달러당 평균환율을 1백3엔 및 7백80원대로 보고 1백40억달러의 연간수출목표를 세웠으나 급격한 엔고의진행으로 수출이 전체적으로 늘 것으로 보고 수출전망이 좋은 반도체.철강.조선등을 중심으로 매출목표 상향조정작 업에 나섰다.
또 그룹창구인 삼성물산을 통해 철강,섬유등 2개사업부문에 대일 수출전담팀을 설치하는등 그룹차원에서 대일수출을 늘려나가기로했다. (주)대우는 엔고를 통해 대우상품의 해외인지도를 적극 높여나가겠다는 전략.코오롱그룹은 엔고에 따른 환차손을 줄여나가기 위해 국제금융팀을 중심으로 현재 운용되고 있는 사내 금융선물환제도를 강화해나가는 한편 일본으로부터의 섰입을 줄여나가기 위해 기자재및 부품의 국산대체를 가속화시켜 나갈 방침이다.가전업계는 엔고가 당장 수출증대로 이어진다고는 보지않고 있다.일본의 해외 생산비중이 높아서다.
따라서 대부분 업체들이 중장기적인 대책수립쪽에 관심이 많다.
LG전자는 엔고효과를 장기적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아래 일본에 유통망을 강화하고 일본업체와 경합하지 않는 틈새시장 품목개발에 전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
대우전자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에 의존해 온 대일수출을 자가브랜드로 전화키로하는 한편 도쿄에 가전서비스전담법인을신설하는등 브랜드세일에 치중키로 했다.
삼성종합화학등 화학업체도 신엔고를 틈타 일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잇따라 전략회의를 갖는등 일본 진출을 적극화하고 있다.일본 수출이 올해 두배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
〈閔國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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