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5核구조 골격-권역별 특화개발로 정책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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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수도권이 「5핵(核)구조」로 재탄생될 전망이다.
건설교통부가 6일 밝힌 수도권기능 재배치계획은 「1극(極)중심」의 현행 수도권 지역구조를 「1중심핵+4거점핵」의 5핵구조로 바꾸는 것이 기본골격이다.중심핵(核)은 물론 서울.과밀억제권역이어서 신규개발억제가 원칙이지만 21세기 경제 전쟁시대에 대응하는 시설만은 적극 보강해 서울을 금융.정보.국제교류의 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4핵(核)은 중심핵인 서울을 東.西.南.北 네방향에서 둘러싸는 형태로 정확한 입지와 기능은 건설교통부가 올 상반기 중 확정할 예정이다.현재는 개략적인 윤곽만 잡혀 있는 상태.우선 서핵(西核)의 중심도시는 인천과 수도권신공항이 들어 설 영종도로핵심기능은 국제교류거점이다.경인축에 산재한 재래식 공업기능은 지방으로 이전되고,서울과 인천을 잇는 새로운 첨단 광역도시권에는 유통.전시 등 서비스기능이 보강돼 국제도시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된다.
남핵(南核)은 서울의 인구.산업 등 각종 압력을 직접 소화해내는 기능을 맡게된다.「아산만권 광역개발계획」과 관련,정부는 이미 평택부근에 신시가지.첨단공업.항만.유통시설 등의 입지를 계획한 바 있다.
북핵(北核)의 입지는 지리적으로는 의정부와 동두천 사이다.북방교류거점기능이 핵심이고 부수적으로 위락기능도 담당하게 된다.
동핵(東核)은 도농(都農)통합형 지역생활거점이 핵심기능이지만 정부는 적절한 입지를 선뜻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동부지역 대부분이 자연보호권역인데다 기존도시는 육성에 한계가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5핵(核)을 연결하게 될 중추교통망은 방사.순환형(放射.循環型)광역철도 및 고속도로망.정부는 이미 건설하고 있는 수도권 외곽순환고속도로에 새로운 광역철도망과 방사도로망을 추가,수도권 교통망체계를 일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 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올해안에 새로운 「수도권정비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결국 그 동안 논란이 돼 왔던 「억제」위주의 수도권 정책이 이번 기회에 권역별 특성에 따라 적절히효율적으로 개발하는 정책으로 바뀐다는 점이 중요 하다.
그러나 수도권을 「효율적으로 개발」하자는 제안도 역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수도권에 대한 투자집중이 「전국이 골고루 잘사는 기회를 박탈하는 대표적인 정책」으로 인식돼왔기 때문이다.
이번 계획도 제대로 추진하자면 많은 재원이 소요 된다.조달도 문제지만 조달이 된다해서 그 돈을 수도권에 집중하는게 옳은 일인지 따지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서울은 지난 80년이래 15년동안 줄기차게 다핵화를 추진해 왔다.그러나 아직도 그 정책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리는 사람은드물다.새로운 핵(核)을 형성하는 과정은 그만큼 힘들다는 예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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