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푸른신호동" 30년 장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MBC라디오 교통정보프로『푸른신호등』이 오는 29일로 방송30년을 맞는다.라디오방송사상 최장수인 MBC『싱글벙글쇼』(31년)에 이은 두번째의 장수기록이다.
서울시내에 시발택시.버스 외엔 차가 없던 65년3월29일,5분짜리 PD리포트로 시작한 『푸른…』은 요즘 라디오에서 붐을 이루는 교통정보프로의 효시격인 셈.
교통량이 많지않던 당시엔 5분간의 교통리포트로 족했으나 70년대 초반 국산자동차 시대가 열리면서 방송시간은 10~15분씩해마다 늘어 70년대 중반부터는 현재처럼 45분 방송체제가 확립됐다. 『푸른신호등』이 나온지 1년만에 경쟁사 KBS라디오는『가로수를 누비며』를 시작했고 TBC는 『명랑교차로』,CBS는『명랑하이웨이』등 앞다퉈 교통프로를 편성,추격전을 벌였다.
이들 프로들은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건조한 말투의 PD대신 인기 코미디언을 앉히고 날씨.교통정보에 만담을 곁들여 손님을 끌었다. 『푸른신호등』도 당시 인기절정의 코미디언 허참에게 진행을 맡겼으나 야간스케줄에 쫓기던 허참은 아침 생방송프로인 『푸른…』을 펑크낼 위기에 몰리자 MC를 고사했다.
그래서 대타로 나선 이가 15년째 『푸른…』을 이끌고 있는 서유석(50)씨.가수.DJ로 활약하다 77년 『푸른…』을 맡은그는 81년 개인사정으로 4년간 방송을 떠났다가 85년 복귀해현재까지 이 프로만 맡고있다.
대찬 목소리와 사회현안에 대한 비판적 안목으로 청취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은 그는 백내장 택시운전사 무료시술.조기출근제 캠페인.어린이교통보호캠페인.음주운전 체험수기 공모등을 통해 『푸른…』을 단순교통정보프로에서 교통여론기구로 격상 시켰다.
매일 오전7시15분 방송되는 『푸른…』은 현재 서울.경기도 경찰청과 1백50여 택시운전사로 구성된 통신원단으로부터 정보를제공받아 출근길 수도권의 교통상황을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청취자들은 『서울시.경찰청이 10부제 운행성과에 대해자주 언질을 주네요』같은 서씨의 암시적인 코멘트에 더욱 귀를 기울인다.
방송15년만에 교통전문가가 된 그의 말에서 10부제등 주요교통정책의 향방을 점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서씨의 개인적 인기와 프로그램의 연륜에 힘입어 『푸른…』의 청취율은 6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른…』은 29일 방송30주년 기념으로 30년 무사고운전자초청공연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중이다.
姜贊昊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