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과주말을] ‘내짝 찾기’ … 사랑만으론 2% 부족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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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
바버라 드 안젤리스 지음
서영석 옮김, 학지사, 544면, 1만4000원

 참 솔깃하다. 당신에게 꼭 맞는 짝을 찾는 법을 알려주겠다고 한다. ‘여자는 튕겨야 매력’이라느니, ‘남자가 데이트를 리드하라’느니 하는 작업 방법을 알려주는 건 아니다. 오히려 사랑에 속고, 연애에 실패해 울기 전에 파트너를 꼼꼼히 살펴보고 아니면 떠나 보내라고 하는 ‘실패 예방 지침서’라는 게 적당하다.

 ‘맞지 않는 사람 피하기’라는 두 번째 이야기를 한 번 보자. 남녀관계를 파괴시킬 수 있는 일곱 가지 요소를 제시했다. 심각하게 나이 차이가 난다거나, 서로 다른 종교적 사회적·도덕적·교육적 배경을 갖고 있다면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경고한다. 심지어 지독한 시댁·처가 식구나 주말에만 만나는 장거리 관계도 위험하다고 말한다.

 물론 장애가 있다고 다 실패하란 법은 없다며 한 발 빼고 해법도 덧붙였다. 무턱대고 “사랑엔 나이도 국경도 없으니 서로 이해하고 대화하세요”라는 공자님 말씀보다 훨씬 공감 간다. 파트너와 진정으로 융화할 수 있는지 목록을 만들어볼 것도 권했다. 이 목록의 예로 든 것도 신체 스타일, 지적인 스타일, 재정적 스타일 등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속물적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인생을 함께할, 즉 결혼할 파트너를 찾는다면 무시할 수는 없는 것들이다.

 이런 식으로 “사랑만으론 충분치 않다”고 첫 장부터 전제하고 들어가니, 콩깍지가 벗겨질 즈음 관계에 대한 고민에 들어간 커플에게 적절할 듯 하다. 돌려 말하자면 싱글들은 읽어도 짝 찾는 법을 터득하기 어렵겠다는 얘기다. 저자가 제시한 ‘파트너에게서 찾아야 할 여섯 가지 특징’ ‘잘 될 수 없는 열 가지 관계 유형’ 등을 요모조모 따지면서 대체 어느 세월에 누군가를 만나란 거냐, 어깃장을 놓고 싶어진다. 싱글에게는 책상머리에 앉아 이론만 빵빵하게 무장해주는 지침서를 읽는 것보다 일단 문 밖으로 나서는 것이 중요하니 말이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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