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첨단비즈니스>마이크로소프트社의 國益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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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2015년.우리나라 초고속 정보통신망이 완성되는 해다.이때가되면 우리나라 사회 전분야의 기능이 최첨단 정보통신 기술에 의존하게 된다.영상회의와 원격 교육이 일반화돼 서울의 「교통대란」은 구시대의 유물이 될지 모른다.기업들간의 거 래도 정보통신망을 통해 이루어지게 되고,소비자들도 홈 쇼핑이나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이러한 「꿈의 통신망」이 완성되는 2015년 우리나라 사회에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기업은 어떤 회사가 될까.삼성.현대.LG.한국통신… 어쩌면 이들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는 전세계 PC시 장의 80%를이미 장악하고 있고,천하통일도 그리 멀지 않았다.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올8월 출범시킬 온라인 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네트워크」는 세계 최대의 정보시장으로 순식간에 자리잡을 것이다.
21세기가 정보화 시대라면,마이크로소프트는 정보화시대의 「대권」을 쥐고 있다.이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이 가진 가장중요한 자산이라고까지 평가되고 있다.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이러한 평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그늘에서 벗어나 보려 는 경쟁사들의잇따른 항의와 소송에서 마이크로소프트를 보호해 주는 방패였다.
이 방패에 얼마전 금이 갔다.美 연방법원의 스탠리 스포킨판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시정하기 위해 美 법무부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지난해 7월 체결한 합의 조약을 기각,법무부의 조치로는 마이크로소프트를 견제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이 판결은 마이크로소프트 때문에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고있다는 여론이 과거 어느때 보다 높이 일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종전에는 드러내 놓고 비판하지 못하던 업체들도 공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불법 행위를 성토하기 시작했다.나아가 지난 84년 AT&T처럼 마이크로소프트도 분할시켜야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미국 정부로서는 큰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 문제가 우리에게 「강건너 불」이 아니라는 것도 정보화 사회의 현실이다.
〈金雄培.美 실리콘밸리뉴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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