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사관계 전망과 대책-주제발표 요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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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올해 노사관계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혼재해 있다.
긍정적 측면으로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을 들 수 있다.우선 지난 90년 이후 노사관계는 안정추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또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출범으로 경쟁력강화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높아졌고 이와 함께 노동운동도 점차 합리적으로 바뀌고 있으며 기업의 인사관리 제도도 참여적.협조적 방향으로 변해 가고 있다. 반대로 부정적 측면으로는 다음과 같은 요인을 들 수 있다. 첫째,재야 노동계가 올해중 제2노총(勞總),이른바 민주노총을 결성할 계획인데 이들은 선명성 부각을 위해 강경노선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노동관계법 개정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한국노총도 지난 2년간 추진해 온 경총(經總)과의 임금합의에 올해는 불참하기로 선언한 상태여서 선명성 경쟁에 가담할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셋째,공공부문 노조들이 작년말 공노대(公勞代)를 결성해 금년에는 임금 가이드라인 철폐와 노동3권 보장을 위해 공동투쟁하기로 선언한 바 있다.
넷째,작년에 이어 올해도 호황이 예상되는 자동차.조선.전자등일부업종은 독점적 구조를 갖고 있는데다 노조의 세력이 강하기 때문에 임금및 단체교섭을 선도해 과열시킬 가능성이 크다.
다섯째,금년에는 특히 지자체(地自體)선거가 있기 때문에 사회분위기가 풀어지고 욕구분출이 확산될 공산도 크다.그런데 긍정적요인들은 대부분 전부터 있었던 것인 반면 부정적 요인들은 올해새로 나타난 현상이라 이를 감안할 때 올해 노 사관계는 전반적으로 불안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종합해 보면 올해는 좀더 치밀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즉,무역자유화.정보화를 특징으로 하는 오늘날에는 경쟁력강화만이 살 길이고 경쟁력강화의 핵심은 인력의 효과적 활용에 있다고 볼 때 이를 위해서는 산업평화와 노사협력이 절대 필요하다. 정부는 이 점을 적극 홍보하고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야 할것이다.현재 우리 노동계는 한국노총계와 민주 노조계(및 독립노조)로 분열돼 있다.이런 분열현상은 다분히 노조 지도부간의 세력다툼 때문이라고 보이며 따라서 노동계는 통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정부는 이런 방향의 노력을 꾸준히 하되 현단계에서는 각 계파에 대해 합리적이면서도 일관성 있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공공부문의 노사관계는 그동안 억제위주로 임금이 조정돼 왔거나 사(社)측 대표의 권한과 책임이 결여돼 있는등 문제점이 있었다는 사실을 정부는 직시하고 보다 근본적인 중.장기 대책을수립해 제시하면서 노조를 설득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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