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떠오른 올림픽의 해 ⑥ 태권도[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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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아테네 올림픽은 태권소녀에겐 아픔이었다.

황경선(22·한국체대)은 1회전에 무너진 뒤 패자 부활전에서 안정을 되찾아 동메달을 따냈다.

당시 고교생(서울체고)으로, 한국 태권도 사상 최연소로 가슴에 단 태극마크는 큰 부담이었다.

이후 4년의 시간 동안 황경선은 세계 정상으로 성장했다.

1m75㎝의 키에 강력한 발차기가 장기인 그는 2005, 2007년 세계선수권 67㎏급에서 2회 연속 우승했다.

2006년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따내 사실상 세계 1인자로 불린다.

올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손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중국의 텃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팀이 여자 67㎏급에 출전하지 않는다는 점도 황경선이 금빛 꿈을 꾸는 이유다.

올림픽에서 태권도는 남녀 각각 4체급에서 열리는데 특정 국가의 금메달 독점을 막기 위해 국가별로 남녀 두 체급씩만 출전이 가능하다.

한국은 지난해 9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세계 예선대회에서 남자 두 체급(68㎏, 80㎏ 이상)과 여자 두 체급(57㎏, 67㎏)의 출전권을 확보했다.

현재 소속팀인 한체대에서 훈련 중인 황경선에겐 2월에 시작하는 최종 국내 선발전이라는 고비가 남아 있다.

안새봄(18)과 이인종(26·이상 삼성에스원)이 다크호스다.

외국 선수 중엔 상대 전적 1승1패를 기록 중인 프랑스의 글라디스 에팡게가 라이벌로 꼽힌다. 황경선은 에팡게를 지난해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1-0으로 꺾고 우승했으나 4개월 뒤 열린 세계 예선에서는 2-6으로 졌다.

황경선은 “4년 전보다 경험과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상대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국 태권도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황경선을 포함해 두 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예선에서 나란히 1위를 차지한 남자 68㎏급 손태진(삼성에스원), 여자 57㎏급 임수정(경희대)도 메달권 후보다.

80㎏ 이상급에선 세계 예선 3위 차동민(한국체대)과 아테네 금메달리스트로, 현역에 복귀하는 문대성(동아대 교수) 등이 메달을 노리고 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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