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자로 본 중국 ⑪ 자동차 번호판 읽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어느 나라든 자동차 번호에는 고유의 정보가 담겨 있다. 중국의 경우 더 복잡하고 세분화돼 있다. ‘자동차 번호만 정확하게 알아도 차에 누가 탔는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베이징 왕(王) 선생의 자동차 번호 ‘京KM6715(사진)’을 예로 보자. 첫째 자리 한자 ‘징(京)’은 등록지가 베이징임을 뜻한다. 상하이라면 ‘후(沪)’, 광둥성이면 ‘웨(粤)’가 붙는다. 징, 후, 웨 등은 그 지역을 가리키는 약칭이다.

<표 참조>
두 번째 문자는 반드시 영어로 표시된다. 베이징의 경우 두 번째 알파벳이 B이면 택시, G이면 근교지역 자동차, O이면 경찰을 뜻한다. 나머지는 개인 승용차다.

 소속이 어디냐에 따라서도 번호판은 달라진다. 대사관 자동차는 번호판 맨 앞에 대사관을 뜻하는 ‘사(使)’자가 붙고, 영사관은 ‘영(領)’이 표시된다. 그 다음 세 자리는 국가번호를 뜻한다. 한국대사관은 196번, 북한대사관은 133번, 미국대사관은 224번 등이다. ‘使 196 001’ 자동차에는 주중 한국 대사가 타고 있다.

 ‘WJ’로 시작되는 번호판은 무장경찰 소속이다. ‘우징(WuJing, 武警)’에서 ‘WJ’를 취한 것이다. 일반 경찰은 지방마다 다르지만 번호 끝에 붉은색 ‘경(警)’자가 붙는다. 군대 차량은 흰색 번호판에 붉은색 글자로 표시하며, 군구에 따라 갑(甲), 을(乙), 병(丙) 등으로 나뉜다.

 상하이·선전 등 일부 도시는 경매를 통해 번호판을 사야 한다. 상하이의 경우 4만~5만 위안(약 500만~625만원)에 경매가가 형성된다. 번호가 좋다면 가격이 치솟는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숫자 ‘8’이 많은 번호판의 자동차에는 부자가 타고 있다고 봐도 틀리지 않다.

한우덕 기자



◆중국 성(省)·직할시 약칭

베이징 京, 톈진 津, 상하이 沪, 충칭 渝, 산둥 魯, 랴오닝 遼, 허베이 冀, 저장 浙, 지린 吉, 광둥 粤, 쓰촨 川, 헤이룽장 黑, 윈난 云, 후난 湘, 안후이 晥, 신장 新, 장시 赣, 후베이 鄂, 광시 桂, 간쑤 甘, 산시(山西) 晋, 네이멍구 蒙, 산시(陝西) 陝, 푸젠 闽, 구이저우 貴, 칭하이 靑, 시짱 藏, 닝샤 寧, 하이난 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