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동주와 '시한부 동거' 딜레마

중앙일보

입력

오직 1년의 '유예기간' 동안 두산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난 15일 김동주(32)의 잔류 기자회견 분위기에서 감지되듯 두산과 김동주는 명목상 잔류계약이지만 실질적으론 1년 시한부의 어정쩡한 '동거'에 돌입하게 됐다. 김동주는 두산과 1년 총액 9억 원(연봉 7억 원, 옵션 2억 원)을 받기로 했지만 계약금이 전혀 없는 데서 알 수 있듯 예비 FA 신분을 그대로 유지했다.

돌발 변수가 없는 한 2008시즌 후 두산과 김동주의 결별은 기정사실이라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이제 두산에 주어진 시간은 1년이다. 이 1년 동안 김동주 이후의 두산을 준비하는 데 구단의 사활이 달려 있다.

김동주와 지리한 협상 과정을 통해 두산은 '김동주 없는 두산은 그림이 안 나온다'는 맹점을 여실히 노출했다. 62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두산이 4년 장기계약을 줄곧 제시한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리오스마저 떠난 마당에 김동주까지 놓쳤다면 두산의 2008시즌 전력은 우승권 바깥으로 평가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해외 진출 보장이 딸린 1년 계약은 미봉책일 뿐이다.

두산은 김동주를 2008시즌 최대한 활용해서 비원인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해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김동주를 대신할 선수도 발굴해야 한다. 이 두 가지 과제는 서로 충돌한다. 두산의 '김동주 속앓이'는 여전히 진행형일 수 밖에 없어 보인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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