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뭄 무엇 때문인가-지난여름 장마실종 여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미국과 유럽의 홍수,폭설등 기상이변으로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있는 가운데 한반도에서도 지난 여름부터 50년만에 최악의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이같은 가뭄의 원인은 무엇인가.
기상청은 이에 대해 『현재의 가뭄상태는 가을과 겨울철의 강수량 부족때문이 아니라 지난해 6월부터 계속된 사상 유래없는 여름가뭄의 여파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강수량은 5백~1천㎜로 평년보다 4백~7백㎜나 부족했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의 여름철에는 전국평균 강수량이평년의 46%수준인 3백90㎜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6월하순~7월하순에 오호츠크해 고기압 또는 찬 대륙성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사이에 형성된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내리면서 많은 비를 뿌려 여름철에 연 강수량의 50~60%가 집중되는 기후특성을 보이는데 지난 여름에 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이상발달해 장마가 실종됐던 것이다.
지난해 10월부터 금년1월까지의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약간 많아 「겨울가뭄」이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됐는데 원래 이 시기는 건조한 대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강수량이 절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기상청은 『기상이변으로 폭우가 쏟아지지 않는 한 예년의 강수통계로 보아 가뭄해소는 올 6월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경우 2~5월까지는 갈수기에 해당해 강수량이2백~4백㎜에 불과한데다 건조한 날씨가 지속돼 비가 온다해도 밭작물에는 다소 도움이 되겠지만 댐.저수지 등에 충분한 담수는기대할 수 없다는 것.
이에 따라 「인공강우」를 시도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까지 나왔지만 실현가능성이 적어 결국 가뭄해갈은 하늘에 맡기고 범국민적인 절수(節水)운동으로 대처해 나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朱宰勳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