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KBS "딸부잣집" 넷째 변소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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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놔잡지마…내 발로 걸어나갈거야.』『짜식,웃기지마.』 혼잡한 도심을 전투복 차림에 자전거를 타고 활주하고 조금만 수틀려도 남자들에게 발길질을 서슴지않는 왈가닥.그래도 선머슴 같은 행동 뒤편에는 사랑하는 남자를 쌍둥이 동생을 위해 양보하는 너그러움과 남자의 아픈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부 드러움을 숨겨두고 있다.KBS-TV『딸부잣집』의 넷째딸 우령.
녹화장 밖의 변소정(24)은 그런 우령의 상반된 이미지중 후자쪽에 더욱 가까운 수줍음 많고 말수 적은 얌전한 아가씨다.『국민학교때 이후 쭉 소심한 편이었어요.그래서 쾌활한 성격을 부러워했는데 이 드라마를 하면서 정말 우령이처럼 돼 버린 것같아요.』 성격이 변했다지만 말속에는 여전히 수줍음이 가득하다.대학시절(한양대 무용과) 미팅에서 만난 첫사랑 이야기에서는 특히그렇다.『몇번 만나고 본의 아니게 헤어지게 됐어요.좋아한다는 표현을 끝내 못했거든요.눈앞에 있을때는 잘 몰랐는데 헤어지고나니 한없이 그리워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얼마전 그를 우연히 만났는데 평범한 샐러리맨이 돼있어 실망하긴 했지만요.』그래도 그땐 그 청년을 못잊어 집앞에까지 찾아가 전봇대 뒤에 숨어 불켜진 그의 창을 바라보며 남몰래 눈물지은 적도 있을 정도였단다.
이처럼 예민한 감수성은 중학생이던 그녀에게 발레를 시작하게 한다.프리마돈나를 꿈꾸며 대학도 무용과에 진학했지만 고교때 교통사고로 다친 다리의 후유증으로 무용을 포기하고 89년 MBC공채 19기로 입사,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다.
그녀는 요즘 오직 우령이에만 빠져있다.그래도 발레와 함께 시작한 「한밤의 사우나」습관은 매일밤 계속하고 있다.
글=李勳範기자 사진=張文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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