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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업>똑순이 김민희 "굿모닝 배뱅이"서 화류계 마담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똑순이」김민희(23)가 화류계 마담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
『우아하게 멋 좀 부려보려는데 잘 안되는 촌스러운 마담이지요뭐.폼은 무척 잡는데 그게 보는 사람들한테는 웃기기 짝이 없는….』 지난 1일 개막된 극단 「판」의 연극『굿모닝 배뱅이』에서 시골 살롱「하루」의 얼굴마담으로 첫 연극무대에 선 김민희.
짐짓 겸양을 떨지만 그의 마담연기는 일품이다.빨간 롱드레스에 파마머리.한껏 멋을 낸 치장으로 술잔을 기울이며 토해내 는 사설과 농익은 표정은 천연덕스럽다 못해 능청맞다.여기에 애교가 똑똑 흐르는 몸짓이 곁들여지면 지난 80,81년 KBS일일드라마『달동네』에서 똑소리 나는 아역연기로 수백만 시청자의 심금을울리던 모습은 도무지 떠올리기 어려워진다.
『스토리는 단순해요.원혼이 된 배뱅이를 불러내는 굿거리를 현대판 놀이극으로 꾸민거죠.북한 민요인 서도(西道)소리를 축으로유행가 가락과 장단을 섞었어요.배우가 얼마만큼 놀아주느냐가 극을 살리는 열쇠죠.』 연출자 최강지씨의 이런 의도를 똑순이가 워낙 똑소리나게 짚어내서 일까.극중 흥이 난 관객들이 「잘한다」며 집어준 만원짜리가 9장.『관람료보다 극중에서 버는게 낫겠다』는 단원들의 농반 얘기도 나올 만하다.
동국대 연극영화과 재학중 93년 미국 워싱턴대「마임」과정에 유학중인 그는 90년 드라마『사랑이 꽃피는 나무』를 끝으로 브라운관을 떠났지만 가끔 쇼.대담프로엔 얼굴을 내민다.『똑순이를잊지마세요』란 인기관리 차원에서다.
「의리있고 매력적인 여자 건달역」을 해보고 싶다는 그는 그 이유로『어차피 이 얼굴,이 몸매에 사랑이니 애수니 하며 폼 잡을 분위기는 아니잖아요』라고 끝내 똑소리나는 내숭을 떤다.
글:李正宰기자 사진:金璟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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