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적성시험 점수 올리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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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법학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

로스쿨 전형요소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법학적성시험(LEET)에서 고득점하려면 무엇보다 시험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LEET는 암기력 테스트가 아니므로 학습이 아니라 훈련이 필요하다. 학습이란 어떤 지식이나 원리를 정리해 머리에 기억하는 과정이다. 반면 훈련은 두뇌를 ‘개조’해 적절한 판단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게 하는 과정이다. 훈련에는 기본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LEET 문제풀이의 기본기는 판단 기준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학습이 아니라 훈련이 필요하다
같은 유형의 문제인데 어떤 때는 맞고 어떤 경우에는 틀렸다면 가장 나쁜 사례에 해당된다. 문제마다 판단기준이 달랐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판단 기준이 잘못 세워져 모두 틀렸다면 판단 기준만 제대로 잡으면 모두 맞힐 수 있다.
LEET 교재도 이런 관점에서 골라야 한다. 일관된 판단기준에 따라 해설하는 교재를 고르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인문·사회과학에 폭넓은 이해 필요
‘언어이해’와 ‘추리논증’으로 구성된 LEET에서 좋은 점수를 얻으려면 인문·사회과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다. 그러나 문제에서 배경지식을 직접 묻진 않는다.
LEET는 법조인에게 필요한 덕목이 건전한 가치관에 입각한 소양과 판단력이라는 전제 아래 지식의 양이 아니라 사고력(지적 능력)을 중점적으로 측정한다. 만약 이전에 암기한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상식적인 판단을 할 경우 출제자의 함정에 빠져 오답을 택할 확률이 높다.

추리보다 논증이 점수 낮을 듯
‘추리논증’은 수험생들에게 매우 생소한 분야다. 추리논증 가운데 추리분야는 분석력·문제해결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논리추리·수리추리·논리퍼즐로 나뉜다. 여기에는 정언 논증이나 가언 논증을 활용한 명제논리, 주어진 규칙을 분석하여 추론의 결과를 묻는 조건추론, 자리배정, 진술의 진위나 모순 관계를 분석하는 참말과 거짓말 문제 등 유형이 다양하다.
논증분야는 논증을 분석하거나 반론·비판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주어진 논증의 구조를 분석 평가하는 문제, 논증의 약점을 찾아 주장을 약화시키는 문제, 논증이 암묵적으로 가정하고 있는 전제를 찾는 문제 등이 출제된다.
최근 (주)논리와비판이 여러 차례 모의고사를 실시한 결과, 추리보다 논증 점수가 상당히 낮았다. 또한 점수 향상도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올 8월 LEET에서는 논증분야의 변별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언어이해는 독해력 싸움이다
‘언어이해’는 독해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제시문을 꼼꼼하게 읽는 것만으로는 정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수동적으로 글쓴이의 생각을 좇아가다가는 출제자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글을 비판적으로 읽는 훈련이 필요하다. 첫째, 짧은 시간에 지문의 중심생각을 파악하고 둘째, 지문을 논리적·분석적으로 읽도록 한다. 제시문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사고력 훈련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PSAT나 MEET·DEET 기출문제 풀어봐라
LEET는 현재 기출문제가 없기 때문에 이와 유사한 MEET · DEET(의·치학 전문대학원)의 언어추론이나 PSAT(행정·외무고시 1차과목인 공직적격성시험)의 기출문제를 푸는 것이 좋다.
언어추론은 LEET와 예시문항도 비슷하고 다루는 분야도 과학·예술·철학·문학·경제·법·역사 등 다양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PSAT의 경우 언어논리·자료해석·상황판단의 세 과목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언어논리가 가장 관련성이 높다. 또 상황판단 과목에서는 논증과 논리퍼즐 문제를 참조하고, 자료해석에서는 수리적인 추리능력을 요구하는 문제를 풀어보면 좋다.
미국 LSAT(로스쿨 입학시험) 문제도 권한다. LSAT는 독해력·분석추론·논리추론의 세 과목으로 구성돼 있다. 독해력은 LEET의 ‘언어이해’ 영역에 해당되고 분석추론은 ‘추리논증’ 중에서 ‘추리’, ‘논리추론’은 ‘논증’ 과 유사하다.
이재열 ‘합격의 로스쿨’ 원장
(주)논리와비판 대표이사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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