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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맞수>화장품업계 쌍벽 태평양.LG화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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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아모레」와「드봉」.
국내 화장품업계의 쌍벽을 이루는 2개 브랜드의 주인공들은 우리 산업사의 주역이면서 동시에 숙명적인 라이벌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두 회사가 화장품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45년.그리고 53년 LG화학(舊럭키)이 화장품에서 손을 뗐다가 30년만인 83년에 다시 얼굴을 들이밀면서 아모레와 드봉의 싸움은 커진 외형만큼이나 만만찮다.
LG측은 자신들이 럭키(樂喜)크림으로 출발해 오늘날 국내굴지의 대기업군으로 성장했다는 자부심에서 화장품업계 정상의 위치를되찾겠다는 의지를 끊임없이 내비추고 있다.
때문인지 LG측은 기회있을 때마다 「최초」「최대」를 유난히 내세우곤 한다.93년3월 획득한 우수화장품 제조및 품질관리기준(CGMP)은 국내화장품업계「최초의 것」이었다고 수시로 자랑하고,지난해 10월14일「드봉탄생 10주년및 이지업 발매기념 고객감사대축제」때 서울 올림픽공원내 체조경기장에서 1만명을 초청해「최대규모」를 과시했다.
LG가 이처럼 적극적인데 반해 태평양측은 굳이 LG를 의식하지 않는듯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LG보다 연간매출이 1천억원이상 앞서 있어 당장 위협을 느낄 정도는 아닌데다 대부분의 화장품 회사들이 갑자기 나타나 2위에 뛰어 오른 L G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는 만큼 의연한 자세가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매출.생산액 비교=두회사 모두 상장기업이긴 해도 재무제표로는 비교하기가 쉽지 않다.태평양은 화장품이 주력제품인데 비해 LG는 1개사업부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당사자들이 밝힌 94년 한해의 화장품매출은 태평양이 93년보다 27.6% 증가한 5천1백8억원,LG는 20% 증가한 3천6백억원이었다고 한다.국내 화장품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아직 집계가 되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 상반기(대한화 장품공업협회공식집계)만으로 따져 보면 태평양이 27.3%,LG는 18.4%로 적지않은 차이가 있다.
그러나 신장률면에선 지나칠 수 없는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LG가 업계2위에 랭크되기 시작한 89년을 기준으로 94년상반기까지 비교해 보면 LG는 생산이 1백55%나 늘어난데 비해 태평양은 1백3% 증가해 LG에 다소 뒤졌다.또 시 장점유율은 89년당시 LG가 17.6%이던 것이 18.4%로 다소 높아진데 비해 태평양은 32.8%에서 27.3%로 크게 줄었다.
◇경영.판매전략=태평양은 화장품에 관한한 어떤 유형의 제품에서건 국내최고의 위치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이를 위해 연구개발은 물론 생산.판매.물류.조직.방판(訪販)등 모든 부문에서총력전을 편다는 전략이다.특히 최근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피부미용상담및 측정,제품교환서비스를 정착시키고 코스메틱 하우스를 늘리는 한편 매달 1백50만부를 발행해 무료로 배포하는 미용전문지「향장」을 신세대에 맞게 개선하는 등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LG도 첨단제품개발에 주력하면서 드봉뷰티센터와 버스를 이용해 미용서비스를 하는「드봉 뷰티프라자」(일명 미강버스)를 확대하고 그룹의 경영이념인「최고의 고객만족」에 맞춰 무한서비스 한다는 전략이다.특히 방문판매비중이 절대적이었던 화장 품업계에서현대식 제도권 판매를 선도했다는 강점을 살려 화장품유통의 혁신을 꾀하고 자료거래의 정착에 앞장서기 위해「드봉경영대학」등을 통한 대리점.판매점지원 등에 주력하고 있다.
◇해외진출=두회사 모두 세계10위권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세계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태평양은 71년부터 화장품을 수출하기 시작해 프랑스.말레이시아 등에 10개 현지법인을 두고 일부 생산도 하고 있다.
LG도 85년 말레이시아 시장진출을 시작으로 해외시장을 공략중인데 호주를 포함한 아시아권시장을 위주로 하고 있다.LG는 특히 중국과의 합작,러시아지역 판매망확대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李在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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