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조면 건설""최소 32조 들어"팽팽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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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 10면

화물선에 실려있는 컨테이너를 하역 작업하고 있는 부산항 감만부두. 중앙포토

경부운하의 경제성에 대한 논란은 크게 두 가지다. 세금을 들이지 않고 건설할 수 있는지와 건설 뒤 화물이 없어 애물단지가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어떤 통계치와 변수를 포함하느냐에 따라 첨예하게 찬반이 엇갈린다.

쟁점분석 - 경제

건설비용의 경우 인수위 등 찬성론자들은 운하건설비 14조1000억원, 용지보상비 1조1000억원, 환경비용 1조863억원 등 모두 16조원 안팎이면 운하를 지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총비용 중 8조3400억원은 강바닥에서 채취한 골재를 팔아 충당할 수 있고, 나머지는 외자를 포함해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면 돼 생각보다 돈이 적게 들어간다는 것이다.

운하에서 얻을 편익은 건설비용의 두 배 이상으로 추정한다. 곽승준 인수위원(고려대 교수)은 대선 전 펴낸 대운하 보고서에서 ‘고용 등 산업파급 효과(11조7000억원), 수송비용과 교통혼잡 절감액(4조9000억원) 등 직접 효과와 대기질 개선(7조3000억원)과 홍수방지(1조6000억원) 등의 간접효과를 포함해 30년간 모두 37조5000억원의 편익이 발생한다’고 계산했다.

반대론자들은 빠진 항목이 많아 건설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반박한다. “배가 통과할 수 없는 기존 다리를 개·보수하는 비용만 10조원”(관동대 박창근 교수)에 달하고 암반이 많은 상류지역 굴착비도 추가된다고 한다.

경제성이 있는 골재는 전체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건설 비용만 32조∼54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이다. 편익 분석도 잘못됐다고 한다. 건설공사의 비용편익 분석 대상이 아닌 항목을 집어넣어 효과를 부풀렸다는 것이다.

일시적으로 고용을 늘릴 뿐인 건설투자효과 등을 빼면 운하의 주목적인 화물운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30년간 1조∼2조5000억원에 불과할 것이라는 추정을 근거로 제시한다. “편익이 투자금액의 5∼28%에 불과한 사업”(한양대 홍종호 교수)이라는 것이다.

운하를 이용할 화물이 있겠느냐는 것도 쟁점이다. 찬성론자는 운하가 완공될 2011년이면 전체 수출입 물동량의 14%인 1000만여t의 화물이 운하를 이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운송비도 컨테이너 한 개당 35만원가량 절감된다고 한다. 운송시간은 23∼30시간으로 잡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물동량의 14%라는 수치부터 비현실적이라고 본다.

바다에 한 면만 접해 있는 독일, 그것도 여러 개 운하의 물동량 분담비율을 그대로 옮겨왔다는 것이다. 가볍고 비싼 화물은 시간이 훨씬 덜 걸리는 도로와 철도를 이용하고 시멘트와 유연탄 등 무거운 화물은 동서로 옮겨 다니므로 수요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빠뜨리지 않는다. 비용에서도 운하 수송 앞뒤에 필요한 도로·철도 이용 및 환적 비용이 빠져 있다고 꼬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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