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4강전 2국 하이라이트>
○·박영훈 9단(한국) ●·구 리 9단(중국)
“구리 9단이 있다”고 중국은 말하고 싶을 것이다. 이번 대결에서 보듯 1국은 깨끗한 완승이었고, 이 판도 상상을 절하는 기막힌 맥점들을 잇따라 터뜨리며 박영훈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놀라운 무공이다.
“이세돌 대 구리의 결승 카드는 공전의 빅 매치”라며 인터넷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이 말을 꺼내자 여기저기서 봇물처럼 결승전 얘기가 터져 나온다. 프로기사든 인터넷이나 TV의 중계 팀이든 관심이 벌써 한·중 최강자가 맞붙는 결승전에 가 있다. 문득 짐을 싸도 되겠느냐고 한 관계자가 물어 온다. 이 판도 2대 0이라면 내일까지 남아 있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박영훈 9단이 집념의 추격전을 펼치며 지옥을 헤매고 있을 때 뒤에서 펼쳐지는 풍경이었다.
136, 138로 귀를 차지했으나 백△ 석 점을 잃은 손해가 커서 얻은 것은 없다. 146은 좋은 맥점. ‘참고도’ 흑1은 백2로 곤란하다. A와 B가 맞보기. 하지만 구리의 159도 좋은 수다. 한 집이 아쉬운 백에겐 이곳 한 점조차도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것처럼 아프다. 160으로 슬그머니 다가왔으나-이 부근이 유일한 노림이건만-연결 수단은 없다. 백C엔 흑D가 있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