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국 각국대학이 들어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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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말로만의 위협으로 들리던 교육개방이 당장 눈앞의 현실로 다가섰다.미국(美國)명문(名門)주립대학중 하나인 UCLA가 3월에서울사무소를 낸다고 한다.당장 대학이 세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년이면 어학원 정도는 설치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UCLA외에도 이미 시장조사를 마치고 국내 파트너를 구하고 있는미국 대학도 있다고 한다.
1년 앞당겨진 교육개방 일정(日程)에 따르면 당장 파급효과가큰 쪽이 외국어 학원이다.어떤 시설과 어떤 경영방식으로 살아남으면서 외국학원과의 발전적 상승효과를 기할 수 있느냐에 총체적대응을 할 때다.미국 대학의 경우 한국(韓國) 상륙의 패턴이 처음에는 사무소 설치→어학원 개설과 유학 알선→대학 분교(分校)설립이라는 순서로 진행될 것이 예상된다면,학원가나 대학 모두위기감을 조금이라도 늦춰선 안된다.특히 영어학원의 경우 유수한교수진과 프로그램이 동시에 상륙 할 것이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입장에서 본다면 양질(良質)의 교육서비스를 받게 된다는 기대감도 있다.
지난 1년동안 몇몇 국내 외국어학원들이 대형화와 지방체인화를 통해 자구노력을 했다고는 하나 중요한 것은 역시 소비자중심의 경영개선 문제다. 이점에선 일본에서 크게 성공하고 있는 벌리츠식 학원경영이 본받을만하다. 벌리츠는 미국과 일본이 체인망을 갖고있는 일본인 경영의 다국적 외국어학원이다.
1주일단위 또는 시간당 쿠퐁제로 수강신청을 할수있어 샐러리맨이 수강증 출장을 갈경우 보는 피해를 없앤다. 지하철 어디서나쿠퐁을 살수있고 원하는 시간,원하는 수준의 수강을 언제나 보장해 준다. 수요자의 편의와 학습능력에 그만큼 신경쓰고 수강자위주의 학원운영이 경영목표다.
우리가 외국대학이나 학원의 개방을 한편으로 꺼리면서도 한편으로는 바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경쟁을 통한 교육의 질적개선과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개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이런 기대를 충족시킬수 있을때 우리 학원이나 대학도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세계화의 길을 걸을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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