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국·영·수로 선발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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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올해 중3 학생들이 고1이 되는 2005학년도부터 외국어고는 어.문학계열, 과학고는 이.공학계열 이외에 전문 교과를 둘 수 없다. 특목고 학생들이 동일계 대학 쪽으로만 진학할 수 있게 진학 경로를 좁히기 위해서다.

올해 중2 학생들이 진학하는 2006학년도 특목고 입시부터 현행 국어.영어.수학 위주의 우수자 선발이 사라지고 해당 분야의 특기와 소질을 지닌 학생을 뽑는 방식이 도입된다.

또 새 학기에 학교별로 수준별 보충학습이 시작되며 여건이 되는 학교부터 수준별 이동수업도 병행할 수 있다.

안병영(安秉永)교육부총리는 23일 이런 내용이 담긴 '2.17 사교육 경감대책'의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외고는 전문 교과로 어.문학계열, 과학고는 이.공학계열만 둘 수 있다. 전문 교과란 고 2.3학년 때 집중적으로 배우는 심화 수준의 교과를 말한다. 다른 계열의 전문 교과는 둘 수 없다. 외고에 다니면서 의대 준비를 아예 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지금까지 학생들의 선택을 강조하는 7차 교육과정에 따라 총 이수단위의 10%(19단위)까지는 어떤 과목이든 학생들이 원하면 둘 수 있었다. 하지만 특목고만 제한을 받는다.

교육부는 이를 포함한 특목고 정상화 방안을 오는 8월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중2 학생부터 적용할 수 있는 특목고 입시 방안도 올 연말까지 마련키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변칙적인 지필고사로 치러지는 특목고 입시는 2005학년도에도 할 수 없다"며 "이미 일부 외고가 2005학년도 입시 계획을 발표한 이상 올해 중2부터 특목고 입시개혁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3월부터 학교장이 학생.교사.학부모 의견을 듣고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단위학교별로 방과 후 보충학습을 자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교과 진도를 나가는 보충수업이 아니라 철저하게 학생 희망에 따라 학력차를 고려해 진행해야 한다.

중1~고1을 대상으로 한 영어.수학 교과의 이동수업 비율은 2007년까지 연차적으로 50%까지 확대키로 했다. 여건이 안 따라가는 실정에서 무리하게 시작하다가는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비해 수준별 학급 편성 방법이나 편성 시기 등은 학교가 여건을 고려해 추진하면 된다.

교육부는 이 밖에 3월 학력경시.경연대회 입상 가산점 반영을 폐지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이어 8월까지 교육혁신위원회 산하 대입특별위원회를 통해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도 만들기로 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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