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 씻게 경찰청장직 개방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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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현직 지방경찰청장이 ‘경찰청장 직위를 외부에 개방해야 한다’는 의견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렸다. 박종환(53·치안감) 충북경찰청장이 1일 이 홈페이지의 ‘국민성공 정책제안’ 코너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해 법령 개정을 통해 경찰청장 직위를 조직 내외에 전면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늑장· 외압· 은폐· 부실 수사 의혹을 받았던 한화 사건과 일부 기강 문란 사례 등을 보면, 경찰의 혁신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청장은 “역대 경찰 지휘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찰 출신에 의한 경찰 혁신은 한계가 있다”면서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받아, 정당성과 권위를 인정 받는 문민에 의한 개혁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청장 직위 개방에 따른 정치적 중립 훼손 우려에 대해 그는 “ ‘경찰위원회’ 역할 강화 또는 총리 산하에 ‘공안위원회’ 등을 도입해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청장은 이외에도 ▶내근 부서 인력을 줄여 치안 서비스를 높이고 ▶공권력을 확립해 당당한 법집행력을 확보하고 ▶검찰과 경찰 간에 수사권을 배분해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루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청장이 올린 글에는 일부 경찰 후배들의 찬성 댓글이 붙었다. 경찰 지휘부에 대해 ‘쓴소리’를 해온 황운하 총경(현 경찰종합학교 총무과 과장)은 “민감한 현안에 대해 현직 지방경찰청장 신분을 밝히며 소신을 밝힌 것에 경의를 표한다”며 “매우 적절한 제언”이라고 찬성의 뜻을 표시했다.

  박 청장은 중동고와 경희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81년 경위로 임용됐으며 서울 용산경찰서장, 경찰청 감사관, 제주경찰청장 등을 역임한 뒤 2006년 충북경찰청장에 부임했다.

 청주=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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