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에듣는다>下.신년건강 장기별 체크포인트-신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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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더도 덜도 말고 지난해 건강만큼만….』 연세대의대 신장내과한대석(韓大錫)교수의 새해 건강메시지는 특이하다.한번 나빠지기시작하면 회복되지 않고 계속 악화되는 신부전증환자를 두고 하는덕담이다.여기에는 혈액투석이나 신장을 이식받지 않으면 생명을 포기해야 하는 환자들이 매년 4천여명씩 발생하고 있다는 안타까움도 담겨있다.
韓교수는 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되는 새해에 할 얘기가 많다.환경에 대한 인식만큼 우리 몸에서 신장의 기능과 역할을 이해해 달라는 것.
『신장은 먹고 마신것의 노폐물을 배설하는 단순한 기관이 아닙니다.체내에 필수적인 수분조절은 물론 칼륨(포타슘).나트륨(소디움)등 각종 전해질,비타민이나 아미노산등 영양소가 항상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인체의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도록 도와줍니다.』 말하자면 신장은 일단 한번 버려진 각종 노폐물 중에 몸이 필요로 하는 성분을 필요한 양만큼만 다시흡수하여 사용하는 재활용 기관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韓교수는 환경의 파괴가 지구의 생존을 위협하듯 신장기능의 상실은 곧 죽음을 예고한다고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예컨대 우리가 음식을 짜게 먹었을 때 신장이 소금을 배출하지않으면 혈관과 세포에 수분이 늘어 몸이 붓게 되고,심장은 늘어난 혈액을 펌프질하느라 지쳐 멎어버릴 가능성도 있다.
또 칼륨이 몸에 쌓이면 심장활동에 영향을 주고,부족하면 호흡관련 근육이 약해지는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신장의 과소평가는 금물이라는 것이 韓교수의 설명이다.
신장을 망가뜨리는 질환은 크게 2가지.
이중 급성신우염은 신장에 세균이 직접 침입하는 질환으로 요도가 남자보다 짧은 여성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항문에 있던 대장균이 요도를 통해 방광을 거쳐 신장까지 감염,화농성 염증에 의한 열과 옆구리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오줌소태같은 가벼운 요도염도 대수롭게 여겨서는 안된다.
그러나 이같은 질환은 항생제로 완치가 되기 때문에 만성신부전증에 비하면 오히려 가벼운 병에 속한다.
노폐물을 걸러내는 사구체(絲球體)가 파괴되어 기능을 상실하는신부전은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예방과 지연만이 최선.
현재로선 면역물질이 사구체 모세혈관에 침착되어 기능을 망가뜨린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따라서 韓교수는 『평소 부기가 있는등 신장이 약한 사람은 짠음식을 피하고 과일.주스등 칼륨이 많은 음식,그리고 소염진통제나 이뇨제등을 제한함으로써 신장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며 『특히 과로와 스트레스는 인체 면역력을 떨어뜨리 고 증세를 더욱 악화시키므로 적극 피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옆구리가 아프거나 소변에 피가 섞이고,평소 고혈압등 동맥경화가 있는 사람은 반드시 진찰과 간단한 검사부터 받도록 권하고 있다.이밖에도 밤에 화장실을 자주 간다거나 소변이 뿌연 빛깔을 띠는등 단백뇨현상을 보이면 일단 전문의를 찾 는 것이 좋다. 기본검사료는 소변의 경우 의료보험 자부담이 1천원 이내,신장기능검사 1만원,초음파는 의보 적용이 안돼 7만여원이 든다. 高鍾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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