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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은 稅부담 안느끼게 할테니 대기업 신규 투자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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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헌재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재계에 대해 "대기업들이 신규 창업투자를 하면 창업한 기업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5년 정도는 세금 부담을 느끼지 않게 하고 정부가 간섭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들이 국내에서 투자할 때는 외국의 돈과 기술이 들어올 수 있도록 (외국 기업과) 대형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투자만 하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밀어줄 테니 대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대폭 늘려 달라는 주문이다.

李부총리는 22일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앞으로 정부와 재계의 대화창구를 상설화하겠다고 밝혔다.

李부총리는 이날 경기도 용인 남부골프장에서 姜회장을 만나 "과거에는 창업형 기업가가 많았는데 요즘은 (단기성과에 신경쓰는)관리형 기업가가 많다"며 "빌 게이츠 같은 창업형 기업가가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창업에는 신규 창업뿐 아니라 기존 기업의 창업 투자도 포함된다"며 대기업의 신규 투자 확대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신규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나 출자총액제한 제도의 완화 등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하지는 않았으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새로운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 달라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李부총리와 姜회장은 이 밖에 지금처럼 개별기업 상품 위주의 수출에는 한계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정부와 재계가 협력해 국가 차원의 수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전경련 측은 부가가치가 높은 플랜트 수출을 늘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고, 정부는 도로공사.주택공사.토지공사 등 공기업의 인력과 장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李부총리는 "해외투자도 대규모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재계는 재경부 공무원이 전경련에 파견 근무를 나가고, 재경부의 특정 간부 또는 부서가 전경련의 창구 역할을 하는 상시 협력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이날 회동은 전경련 측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비 때문에 골프를 취소하고 오전 8시부터 한시간가량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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