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제조업체들 MBA를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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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카밀라 데니슨은 2년전 경영대학원을 졸업하자마자 ITT社에 들어갔다.오늘날 그녀는 8백명의 종업원과 한 개의 자동생산라인을 관리하는 위치에 있다.그녀는 이제 갓 서른으로 이 회사가 美명문 경영대학원에서 뽑은 25명의 젊은 인재가운 데 한사람이다. 그동안 경영자문회사와 투자은행들에 인재를 뺏겼던 미국의 제조업체들은 최근 우수한 경영학석사(MBA)들을 유치하는데 발벗고 나서고 있다.그러나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MBA를 채용하는데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
월 스트리트 저널紙가 10개 상위경영대학원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신규 MBA취득자가운데 경영자문회사를 택하는 비율은 지난5년간 계속 높아졌다.투자은행이나 여타 금융기관으로 진로를 잡는 비율도 올라가고 있다.
문제는 돈이다.지난해 다트머스大 경영대학원 졸업생들은 제조업체로부터 평균 6만달러의 연봉을 제시받았으나 경영자문社가 제시한 평균연봉은 8만달러였다.
제조업체들은 인재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적지않은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대학에 간부들을직접 보내기도 하고,더욱 나은 보수를 약속하기도 한다.자문업이매력있고 지적인 도전이라는 경영자문社들의 달 콤한 권유에 대항하기 위해 몇몇 제조업체들은 「지도자개발제도」를 확대하거나 「떠오르는 별」들에게 조기에 요직을 맡기는 고속승진제도를 도입하기도 한다.
ITT社가 그 대표적인 예다.랜드 어레스코그 ITT회장은 지난 92년 회장 직속의 「MBA인력개발제도」를 창안했다.ITT社는 매년 부사장단을 7개대학에 보내 후보를 면담한다.이들이 목표로 삼는 대상은 실무경력 3년의 MBA졸업생이 다.이들 회장직속 MBA들은 연봉 8만~10만달러에 임원급으로 입사,매년5백~1천주의 주식을 배정받는다.이들에게 주어지는 또 한가지 특전은 이사회 오찬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회사의 고위간부들은 이들 유망주들을 눈여겨 본다.어 레스코그회장은 『앞으로 최고경영자는 이 그룹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한다.몇몇 선두주자들은 벌써 주요포스트에 기용됐다.
이처럼 두드러진 제도에도 불구,ITT社는 그다지 많은 MBA들을 끌어들이지 못했다.더 좋은 조건으로 MBA들을 모셔가겠다는데가 많기 때문이다.
펜실베이니아大 워튼경영대학원 2년생인 마이클 스펜스는 두군데로부터 너무나 현격한 제안을 받았다.머서 경영자문社가 연봉 8만5천달러에 계약금 4만5천달러,그리고 별도의 연말 성과급을 제시한데 비해 포드자동차社는 단지 연봉 7만2천달 러를 제시했을 뿐이다.
그러나 제조업체들이 우수인력을 확보하는데는 보수외에도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아직도 많은 제조업체들은 MBA들에게 지적인도전이 없는 낮은 수준의 업무를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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