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바로잡습니다] 삼성 공장 화재 피해 예측 틀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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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올해 가장 큰 경제뉴스는 뭐니 뭐니 해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소식이었습니다. 3월 30일~4월 2일 새벽까지 벌어진 협상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습니다. 애초 30일 저녁 무렵 쉽게 타결될 것으로 보였던 협상은 양측이 자동차.쇠고기 분야에서 이견을 해소하지 못하자 이날 자정쯤 협상을 이틀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정확하게 보도하지 못했습니다. 일부 신문은 '한.미 FTA 타결'이라는 제목으로 1면 톱기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본지는 "청와대.백악관 총론 합의"라는 큰 제목 아래 '한.미 FTA 협상 연장 가능성'이란 부제를 달았습니다. 협상이 길어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취재해 보니 당시 협상은 결렬될 수도 있었던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청와대가 막판에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면 자칫 협상이 깨질 수도 있었다는 겁니다.

이후에도 미국 측은 협상 시한을 한국시간 2일 오전 1시로 못박아 한국 정부를 압박했습니다. 본지 역시 미국이 정한 협상 시한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측은 이날 오전 6시까지 밀고 당기는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었습니다.

8월 4일자 1면 '한국 반도체 산업의 메카인 삼성전자 기흥공장이 멈춰 섰다'는 기사도 그중 하나입니다. 정전 사고 직후 최소 500억원에서 최대 5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보도했습니다. 라인에 걸려 있는 웨이퍼를 모두 못 쓰게 되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발 빠른 사고 수습으로 5일부터 라인이 정상 가동되면서 피해액은 400억원(삼성전자 추산) 수준에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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