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동대표제 한화갑씨 후보 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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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7대 대선 이전까지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했던 민주당이 내년 4월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대선에서 이인제 후보가 1%도 안 되는 득표율에 그친 데다 호남에서도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등 다른 후보들에게 뒤져 당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위원회를 열어 박상천 대표를 재신임하고, 그와 함께 당을 이끌 공동대표를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유종필 당 대변인은 "박 대표가 자진해 재신임을 물었고, 중앙위는 만장일치로 재신임했다"며 "다만 대중적 지지 기반을 확대하고 권한을 분산하기 위해 공동대표를 물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선 31일 사면.복권될 것으로 전해진 한화갑 전 대표를 공동대표 후보로 거론한다. 당 쇄신위원회 회의에서 황태연 당 국가전략연구소장은 "호남의 대표성을 가진 정치인은 한화갑 전 대표, 박상천 대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등이 있는데 신당이 (새 대표로) 비(非)호남의 손학규 전 경기지사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만큼 우리는 한 전 대표를 모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종필 대변인도 "한 전 대표가 민주당으로 합류해야 당력이 극대화된다"고 동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를 개혁성향의 인물들로 쇄신하고 ▶총선 대책위원회를 조만간 구성하며 ▶한나라당에 대한 대안세력 형성을 위해 가치.이념을 공유하는 모든 세력과의 연대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당원은 회의를 앞두고 박상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이들은 회의장 입구에 시너와 오물을 뿌렸다. 경찰이 출동해 관련자를 연행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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