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세계정세 특파원 전망-美洲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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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95년에는 아시아나 유럽에 비해 한동안 잠잠했던 미주대륙에도변화의 파고(波高)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지난 12월초 美마이애미에서 개최된 미주대륙 34개국 정상들의 회담이 바로 그 변화의 신호탄이다.
이때 합의된 「미주자유무역지대 창설」은 비단 경제뿐 아니라 정치.사회적인 기본틀을 새로 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게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냉전체제의 종식을 바탕으로 일어나는 변화들이며,양대 주제는 시장개방정책의 창달과 민주주의의 발전이다.
멕시코와 브라질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비롯,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아이티 대통령의 재집권등 소위 정치 민주화의 가시적 변화가 미주대륙의 향후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딱 하나 남은 카스트로의 쿠바도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대세다.
미국의 對쿠바 금수조치 해제가 미주대륙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할 공산이 크며,올해안에 단행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민주화나 부정부패방지 문제등이 정상회담에서 본격 거론되기 시작한 만큼,각국이 대내적으로 당면하고 있는 정치.사회적 변화의속도도 한결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제정책 변화를 서두를 경우 정치적 기반을 통째로 위협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가장 앞서 간다는 멕시코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후유증으로 최근 정치적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그러나 역시 관건은 변화를 주도하는 미국이 쥐고 있다.정책의순서로 보나,빌 클린턴 대통령의 정치적 선택으로 보나 미주대륙의 각국관계는 95년들어 변화의 속도를 한층 빨리할 것으로 보인다.NAFTA와 우루과이 라운드를 성사시킨 다 음 미국이 선택할 것으로 예상됐던 대외정책 대상은 역시 그동안 고전을 면치못했던 남미시장을 다시 챙기는 것이다.
한마디로 미국의 미주지역 경영전략은 지역화와 통합화를 번갈아쓰는 「쌍칼작전」이다.미국 역시 얼마간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클린턴 대통령은 이제 무언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지 않을 경우 차기 민주당 대통령후보 지명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그동안의 정치궤도를 수정,새로운 면모를 보이려는 노력을 한층 본격 화할 것이다. 이미 작년 연말▲국방비증액▲중산층에 대한 세금감면조치등 공화당의 주요 공약들을 수용,발표한데서 그 노력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그는 또▲중도 이미지로의 복귀로 국민지지를 재확보하고▲해외시장확대로 미국경제를 활성화시켜 중산층의 소득을 실질적으로 늘려주어야 재선고지 확보가 가능하다고 보고 이에 초점을 맞춰 국내외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96년 대통령선거를 한해 앞두고 美정국의 대권경쟁이 조기 과열돼 노골화되면 클린턴과 공화당 주자들간에 공조와 대결양상이 나타나면서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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