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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르는지방자치시대>18.환경파괴 우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강원도에 골프.스키장등 위락시설 건설붐이 일고 있다.
지난 88년부터 경기도에서 불던 골프장 건설붐이 옮겨온 듯한양상이다.
농사를 짓기엔 땅이 마땅치 않고 공단을 유치하기도 어려운 지역사정 때문이기는 하다.
그러나 평창군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콘도건설 바람이나 높이제한없이 올라가는 스키장도 종국에는 녹지훼손이라는 환경파괴현상을가져올 것이 뻔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용평에 스포츠.위락시설이 들어설때만 해도 주민들은 지역경제의 회생을 기대하며 반겼다.그러나 주민들이할 수 있는 일은 겨우 식당 종업원등에 불과했고 이익의 대부분은 투자회사가 챙겨간다는 사실을 안 것은 시간이 많이 흐른 뒤였다. 더 큰 문제는 주변 환경이었다.이들 시설에서 버려지는 생활하수는 하천을 병들게 했다.음식물찌꺼기등 각종 쓰레기를 자체 소각한다고는 하지만 환경단체들의 주장에 따르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심한 경우 계곡에 그대로 묻는 경우도 발생, 오염이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중앙대 이상돈(李相敦.환경법)교수등은 『이 지역 환경보전과 주민경제를 위해서는 오염이 적고 부가가치가 높은 중소공장들이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위스식 개발이 그 한 방안으로 제시된다.산간마을에서 생산하는 우유를 대도시공장으로 보내지 않고 직접 치즈나 초콜릿등을 제조하는 것이다.
오염을 부추기는 뒤처리를 잘 관리해 환경은 환경대로 살리고 주민소득은 소득대로 올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환경과 어울리는,이른바 친(親)환경적인 개발이라야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다.미국 워싱턴市에서 남서쪽으로 차로 1시간 남짓 달리면 버지니아州의 「역사의 현장」이 나타난다.버지니아州에서는 독립전쟁과 남북전쟁의 최 대격전지인 이곳에 미국역사를 주제로 하는 테마공원을 만들기 위한 개발계획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지역 주민과 전문가들은 관광수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필요성을 앞세워 「개발하자」는 의견과 역사적 현장의 이미지훼손은물론 교통량 증가로 인한 공해와 습지.소택지 매립이 가져올 자연생태계 파괴 우려때문에 「개발하지 말자」는 의 견으로 맞섰다. 공청회등을 열며 1년 가까이 끌어온 논란은 결국 개발하지 않기로 결론이 났다.
91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브라질의 쿠리티바市를 「지구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로 뽑았다.
쿠리티바市가 이런 영예를 차지하는데는 20년이 걸렸다.주역인레르네르시장은 71년 시장으로 취임한뒤 개발일변도로 내닫는 다른 도시들과는 1백80도 다른 길을 걸었다.
많은 도시들이 현대화란 이름아래 나무를 잘라내고 개발사업에 열중할때 그는 틈나는 대로 시민공원을 만드는데 힘썼다.
게다가 공단조성에 매달리느라 쓰레기 문제에 별반 관심을 보이지 않은 다른 도시들과 달리 레르네르시장은 쓰레기 재활용에 보상금을 지급하는등 쓰레기량을 줄이는데 애를 썼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되기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장(長)들이 개발과 환경의 조화에 대한 뚜렷한 신념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실정은 환경을 중시하는 외국과 크게 다르다.
이미 공장이 과포화상태인 울산.구미공단지역의 경우 환경정책이전혀 없거나 오히려 환경보존에 관한 한 정부정책이 거꾸로 가고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낙동강오염의 주범격인 대구 부근 비산염색단지의 경우 공장폐수의 처리용량을 고려하지 않고 공장을 늘리는데만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간척사업이 한창인 호남의 신만금공단도 개발의 피해가 우려되는 곳이다.인근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공장을 짓는데 급급할경우 만경강과 김제지역의 어업.농업이 오염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 뻔하다.
한국환경기술개발원 정회성(鄭會聲)박사는 『환경규제의 권한을 중앙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들에 넘기고 이들에 대한 중앙정부의 감시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낙동강.영산강 오염사고와 같은 대형 환경사고를 줄이려면 앞으로 각 지방의 환 경.개발정책을 일일이 평가해 실적에 따라 국고지원을 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환경파괴와 오염을 막는데 꼭 돈과 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충남대천시가 지난 여름 대천해수욕장에서 벌인 청소시간갖기(Clean-up Time)운동은 시의적절한 아이디어로 해수욕객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낸 좋은 사례다.
시민의식을 자극하고 가족단위의 환경교육도 겸하게 한 것이 효과를 거둔 것이다.
[특별취재팀=金起平기자] ***〈글싣는 순서〉 1.중앙과 지방 갈등 2.의회와 단체장 3.자치단체간 갈등 4.분권화 막는법제 5.지방재정 확충 6.행정조직 개편 7.겉도는 교육자치 [ 8.환경파괴 우려 ] 9.국제화의 걸림돌 10.지방정치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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