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세계미술시장>94국제경매시장 결산-불황 탈출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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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올해 미술품 경매는 특히 크리스티 쪽이 순조롭게 진행돼온 것같다. 이 가운데서도 3천년 전의 아시리아 부조(71×46인치,BC883~859)가 어떤 골동품이나 조각도 내지 못했던 기록인 1천1백80만달러(한화 94억4천만원)에 낙찰됐다.특이하거나 희귀한 것에 대한 수요가 많아 코덱스 해머로 알려 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자필원고가 3천만달러(한화 2백40억원)에 팔렸다. 가장 최근에는 휴튼 컬렉션 소장품이 영국의 소장품 경매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인 2천1백20만파운드(한화 2백75억6천만원)에 낙찰됐다.
소더비는 1월에 열린 뉴욕 첫 경매부터 일찌감치 호황을 맞았다.거장들의 회화 컬렉션,유럽의 조각.책,그리고 유명 수집자의소장품에서 나온 프랑스가구로 1천9백31만달러(한화 1백54억4천8백만원)를 벌어들였다.올해말 홍콩 경매에서 는 장 다퀴안의 작품이 8백16만 홍콩달러(한화 8억1천6백만원)에 낙찰됐다. 12월초에는 슈만의 두번째 교향곡 자필악보 한 페이지가 1백48만파운드(한화 19억2천4백만원.예상가 70만~80만 파운드)에 팔렸고,하트 모양의 다이아몬드가 엄청난 가격으로 낙찰되는 등 보석류가 계속해서 강세를 보였다.
또 영국국영철도기금이 내놓은 거장들의 회화 17점이 예상가 5백만 파운드를 훨씬 뛰어넘는 6백76만 파운드(한화 87억8천8백만원)에 낙찰됐다.
네덜란드 화가 마인데르트 호베마의 풍경화 역시 예상가 2백30만파운드보다 고가인 3백74만 파운드(한화 48억6천2백만원)에 팔렸다.
올해 미술계의 또다른 특성은 국제교류전(International Trade Fairs)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국제교류전은 한 장소에서 많은 딜러들에게 작품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완전공개되는 경매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공식적인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5월 뉴욕에서 열린 국제미술제(InternationalFine Art Fair)와 6월 런던에서 열린 그로스베너 하우스 페어(Grosvenor House Fair)처럼 좋은 전시회는 새로운 구매력을 창출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돼 경매시장의 강한 라이벌로 나섰다.
올 한해는 1991년에 바닥으로 떨어진 세계미술시장이 불황에서 벗어난 해였다.
1995년을 전망하기에 아직 이른 감은 있지만 어림짐작으로는적어도 올해보다는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
〈세계미술시장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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