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듣는다>안진(眼震)-선천.후천성 눈떨림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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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5세 여아의 부모다.평소 딸 아이가 TV를 볼때 항상 가까이가서 보며 바로 보질 못하고 고개를 돌려 보는 버릇이 있다.
이때 눈을 살펴보면 눈동자의 위치는 바른데 가늘게 떨고 있는것이 관찰된다.
딸 아이의 질환은 무엇인지,그리고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질문자의 어린이처럼 눈을 떠는 질환을 의학용어로 안진(眼震)이라 한다.
눈을 떠는 자녀를 바라볼때 가슴이 철렁한 것이 부모의 심정이긴하나 안진 역시 안과질환의 하나일 뿐이며 정확히 진단만하면 치료 가능한 경우가 많으므로 안심해도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진의 원인이 선천성이냐 후천성이냐를 가름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선 임상적인 특징관찰이나 안운동 기록,CT나 MRI같은 검사가 필요하다.
만일 뇌나 안구.내이(內耳).시신경 등에 다른 질환이 있어 눈떨림이 생기는 후천성 안진이라면 이들 원인질환부터 치료해야 한다. 그러나 질문자의 어린이는 다른 증상이 동반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태어날 때부터 체질적으로 생긴 선천성 안진으로 생각된다. 이때 고개를 돌려보는 버릇은 고개를 특정각도로 돌렸을 때 눈떨림이 가장 적기 때문에 생기며 눈떨림자체가 시력저하의 원인이 되어 자꾸만 가까이 다가가 물체를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시력이 아주 나쁜 것만은 아니며 대개 0.6정도의 시력을 유지하는 수가 많으므로 시력저하를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문제되는 것은 시력저하보다 고개돌림과 눈떨림증세가 악화되는 것이므로 이를 위해선 약물치료와 프리즘안경착용등이 우선고려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효과가 없을 땐 눈동자를 움직이는 안근육의특수한 수술로 교정하는 방법을 시도해 좋은 치료성적을 얻을 수있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눈떨림을 부끄러운 병으로 알고 숨기거나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증세가 악화되기 전에 조기치료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정리=洪慧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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