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大 내신만으로 첫 특차전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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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대입 특차전형에서 상위권대 인기학과를 제외한 상당수 대학에서미달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특차전형을 실시한 광운대가 평균경쟁률 최고인 10.38대1을 기록하는「이변」을 낳았다. 이번 이변은 입학정원 1천4백50명의 20%인 2백90명의 지원자격을「수능성적 불문,내신 2등급 이상」으로 제한한데서비롯됐다.
광운대는 정원 2백명규모 지방고교나 정원 1천명규모의 대도시고교를 구분하지 않은 것은 물론 인문계 고교나 실업계 고교도 불문,같은 내신등급은 모두 같은 점수를 주는 국내초유의 특차전형제도를 도입한 것.
따라서 최고 경쟁률 25.5대1을 기록한 신문방송학과를 비롯,대부분의 학과에서는 내신1등급 동점자가 속출할 것으로 보여 광운대는「수능성적 우수자→최근 졸업자→생년월일 연소자」順의 동점자처리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광운대는 또 26일 오후부터 지원자가 몰려들자 1백30여명의교수 전원을 면접위원으로 동원,28일 오전11시부터 면접을 실시했고 내신성적만으로 뽑은 학생들이 다소 뒤떨어지기 쉬운 영어.수학과목에 대해서는 입학후 특별강좌를 개설해 별도의 교육을 실시할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광운대의 이같은 파격에 대해 교수들 사이에선『미달사태가 빚어질 것』『지나치게 선진적인 제도』라는 비판과 우려가 뒤따르기도했던 것도 사실.이 제도를 도입한 강승언(康勝彦.53.물리)인문사회과학대학장은『교무처장 재직때 창의력과 인성 교육은 무시된채 시험점수따는 기술만을 배우는 고교생들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껴왔다』면서『내신성적 특차전형은 우리나라 중등학교 교육정상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康학장은 또『이 제도는 도.농간의 지역격차를 줄이고 고른 지역의 인재를 양성한다는 광운대의 교육목표와도 합치하는 것』이라면서『내년에도 특차모집정원 확대를 통해 성실하게 고교교육과정을이수한 학생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싶다』고 덧붙 였다.
「대학에서 책임지고 가르치겠다」는 康학장의 신념에 부응이라도하듯 모집원서를 접수한 교무과 실무진들에 따르면 응시생중 상당수가 공고및 지방고교출신이 포함돼 있으며 졸업후 사회생활을 하던 만학도도 눈에 띄었다.
〈權寧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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