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현대 야구단 인수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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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KT가 2008년 시즌부터 프로야구에 뛰어든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한 관계자는 26일 “KT가 창단 형식으로 해체 위기에 몰린 현대 유니콘스 구단을 인수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 매각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KBO 신상우 총재는 27일 오전 10시 특별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로써 올 1월 이후 농협, STX 등과의 매각이 좌초됐던 현대는 우여곡절 끝에 KT로 재탄생한다. 또 KBO가 해를 넘기지 않고 야구단 매각을 타결함에 따라 2008 시즌도 8개 구단으로 치르게 됐다.

신 총재의 기자회견에서는 그동안 KT와 진행한 협상과정을 비롯해 인수 방식과 매각 대금, 연고지 결정 문제 등에 대한 KBO의 입장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향후 KBO와 KT의 협상에서 양측이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KBO와 KT에 따르면 KT는 현대 야구단을 직접 사들이는 대신 일단 현대를 해체한 뒤 재창단하는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프로야구를 시작한 SK가 해체된 쌍방울 구단의 선수들을 받아들여 새 팀을 만든 방법과 유사하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현대 야구단이 안고 있던 부채를 새 주인이 승계할 의무가 없어 부담이 줄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의 매각 대금은 대폭 삭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는 1996년 태평양 돌핀스를 430억원에 사들였으나 이번에는 200억원대 안팎에서 매각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야구계 안팎의 분석이다.

올 1월 KBO는 농협중앙회와 매각 협상을 벌이면서 인수대금 80억원, 연고지 서울 이전 비용 54억원 등에 구두 합의했으나 노조와 농민단체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KBO는 현대에 자체 기금 130억원을 쏟아부었고, 최근 STX 그룹과 매각 협상을 진행했으나 3개월 만에 원점으로 돌아가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KT는 12개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자산 규모 27조5000억원으로 국내 재계 서열 7위다. KT는 인수 뒤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은 물론 프런트 직원까지 고용 승계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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