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김응룡 "조동찬 4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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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4번타자 조동찬!"

하와이에서 전지훈련 중인 프로야구 삼성 선수들은 지난 18일 자체 청백전 때 깜짝 놀랐다. 김응룡 감독이 경기 전 작성한 라인업 백팀 4번타자 자리에 조. 동. 찬. 이란 이름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

팬들은 물론 관계자들에게조차 생소한 이름이다. 조동찬(21.사진)이 누군가. 2002년 공주고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한 3년차 내야수다. 입단 첫해 5경기, 지난해 14경기밖에 뛰지 못했고 주로 2군에서 뛰던 선수다. 그런 조동찬이 4번자리에 '떡~'하고 이름을 올렸으니 놀랄밖에.

김응룡 감독의 '조동찬 밀어주기'는 주눅 들기 쉬운 신인급 선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특유의 스타일이다.

김감독은 해태 시절부터 파격적인 발탁 기용으로 유망주들을 키워냈다. 1990년 광주상고를 졸업한 홍현우(32.LG)에게 91년부터 4번타자 자리를 맡겨 대형타자로의 길을 열어줬고, 알아주는 중심타자가 된 장성호(27.기아), 이호준(28.SK)도 그렇게 키웠다.

조동찬은 공주고 시절 타격 하나만큼은 알아줬던 '물건'이다. 원래 포지션은 3루수. 삼성에서도 베테랑 3루수 김한수(33)의 대를 이을 후보로 스카우트했다. 그러나 지난해 후반 외국인 유격수 브리또(SK)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내야에 빈자리가 생기자 김감독은 10년차 김재걸(32)과 조동찬에게 유격수로서 기회를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전지훈련 때부터 '주전 유격수 조동찬'의 카드를 뽑았다.

1m80㎝.80㎏의 균형 잡힌 체격의 조동찬은 시즌 출발과 함께 선발 유격수로 기용될 전망이다. 조동찬은 상무에 복무 중인 두살 위의 형(조동하.SK 외야수)과 함께 형제 프로야구 선수이기도 하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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