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MD 곧 완성 "내년 미국서 패트리엇 요격 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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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일본 방위성이 지대공 유도탄인 패트리엇 미사일(PAC3)의 첫 공중요격 실험을 내년 가을 미국에서 실시할 계획이라고 21일 마이니치(每日)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이 최근 해상 배치형 요격미사일(SM3)의 발사 실험에 성공한 데 이어 내년에는 실전에 가까운 환경에서 패트리엇 미사일(PAC3)의 발사 실험까지 끝내기로 한 것이다. 이는 북한과 중국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정한 것으로, PAC3 실험까지 마치면 일본의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은 완성 단계로 접어든다.

일본의 MD 체제는 우선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이지스함에 탑재한 SM3로 대기권 밖에서 요격을 시도한 뒤, 만일 이를 놓칠 경우 지상에서 PAC3를 발사해 막아내는 2단계로 돼 있다. 이를 위해 일본은 올 3월 수도권 인근의 사이타마(埼玉)와 지바(千葉) 지역에 4세트의 패트리엇 발사 시설을 배치했다. 2012년까지는 오사카.나고야 등 지방 대도시로 확대해 전국적으로 16세트를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실험을 끝내고 실전 배치를 해야 하지만 일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구실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배치를 서둘렀다.

실험 장소는 미국의 남서부지역인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미사일 실험장으로 결정됐다. 패트리엇 미사일이 탄도미사일을 요격했을 때 지상에도 영향을 미칠 만큼 위력이 강할 뿐 아니라 위험하기 때문에 일본 국내에서는 요격 실험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일본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실험 비용 10억 엔을 책정했다.

일본은 최근 하와이 부근 해상에서 미군의 협력을 얻어 해상 배치형 요격미사일에 대한 실험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미군이 하와이 카우아이 섬에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이를 일본의 이지스함 곤고(金剛)가 탐지해 수백㎞ 떨어진 태평양 해상에서 SM3를 발사해 요격한 것이다.

일본은 다음달 초순부터 SM3의 실전 배치를 시작, 2010년 말까지 SM3 탑재 이지스함 4척을 배치할 계획이다. 예산이 1조 엔 가까이 들고 실효성 논란도 있지만 MD 체제 완성이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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