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마쓰시타총재체제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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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日本銀行)이 17일 사쿠라은행의 마쓰시타 야스오(松下康雄)대표이사 상담역을 27대 총재로 맞았다. 마쓰시타 체제는 불량채권으로 만신창이가 된 日금융시스템을바로잡고 경기를 안정적인 회복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명백한 과제를 안고 출범한다.정치와 행정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금융정책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보여줘야 한다 는 해묵은과제도 있다.
전임자인 미에노(三重野)총재체제 5년을 돌아보면 전반기가 소위「버블퇴치기」였다면 후반기는「불황탈출기」였다고 할 수 있다.
금융정책의 성패가 타이밍에 달려 있다면 미에노 체제의 전반기는3회에 걸친 재할인율 인상으로 인해 성공적이었다 .
미에노 체제는 나라밖에서도 국제금융시장에서의 협조면에서 높은평판을 듣고 있다.
마쓰시타 체제가 우선적으로 할 일은 생산재.소비재의 가격파괴로 상징되는 日경제의 디플레 조짐과 주가.토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인플레구조에 균형있게 대처해 나가면서 경기회복 궤도에 들어서는 것이다.
시중은행만 8조7천4백50억엔(9월말 현재)에 달하는 불량채권으로 상징되는 무너진 금융시스템을 어떻게 추스르냐는 것도 과제.마쓰시타 총재가 재직했던 사쿠라은행만 해도 1조4천억엔이 넘는 불량채권을 안고있다.이 때문에 벌써부터 초저 금리정책 유지에 대한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다음으로 할 일은 중앙은행의 독립성 확보.중앙은행에 대한 감독권.업무명령권.총재해임권등이 은행법에 따라 계속 존속하는 한독립성은 바라보기 어렵다.내각책임제와 맞물린 정치권의 개입과 대장성등 행정부의 간섭(마쓰시타총재는 대장성차관 출신)을 차단하는 것도 과제다.일본은행의 정책결정기구인 정책위원회의 불투명성을 극복하는 한편 활성화시키는 것도 중장기적인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사회를 지탱해온 전후(戰後)체제가 종언을 고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대전환기의 무거운 부담이 마쓰시타체제에서 한꺼번에 가중되고 있다.다행히 일본은행에서만 47년간 일한 미에노 前총재와는 달리 신임총재는 행정과 민간부문에서 두루 경 험을 쌓았기때문에 타이밍과 밸런스를 살린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東京=郭在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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