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이념' 금기 깬 한국영화 중·장년 관객 몰려 대박 행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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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실미도'(감독 강우석) 관객이 19일 1천만명을 넘어섰다. '실미도' 배급사 시네마서비스는 "개봉 58일째인 19일까지 전국에서 모두 1천4만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실미도'의 관람등급은 '15세 이상 관람가'. 전국 15세 이상 인구가 3천5백만명(2003년 통계청 자료)이므로 3.5명 중 한명은 이 영화를 본 셈이다. 전문가들은 '실미도'가 금기로 여겨지던 북파공작원을 소재로 삼은 데다 막대한 제작비(1백10억원)를 들여 젊은 층과 중.장년층에 고루 호감을 사게끔 제작한 점을 '대박'요인으로 보고 있다. 반면 소수 블록버스터 영화가 영화시장을 독점하는 현상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실미도'의 관객 1천만명 돌파로 예상되는 극장수입은 1인당 관람료를 7천원으로 잡을 때 약 7백억원.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비디오.DVD.지상파 TV.케이블 TV 판권료, 해외 수출액, 관광 수입, 출연배우들의 CF 출연 등을 합칠 경우 3천억~4천억원 수준의 경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공산혁명을 고무하는 '적기가(赤旗歌)'가 영화에 등장한 데에 반발한 학도의용군동지회 측에서 康감독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등 이념 시비를 부르기도 했다.

한편 지난 5일 개봉한 '태극기 휘날리며'(감독 강제규)는 '실미도'보다 엿새 빠른 13일 만인 18일 관객 5백만명을 넘어섰다. '태극기…'는 상영 중인 스크린 수도 당초 4백30여개에서 19일 현재 5백13개로 증가세여서 '실미도'를 능가하는 대기록 수립도 가능해 보인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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