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점점 강해지는 원성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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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젯밤, 동윤이한테 지는 꿈을 꾸다가 몇 번이나 깼는지 모른다.” 그러나 악몽은 실제와 180도 달랐다.

 원성진(사진) 8단이 강동윤 7단을 3대1로 제압하고 제12기 박카스배 천원전 우승컵을 차지했다.

처음 2연승한 뒤 한 판을 내줬으나 18일 여의도 스카이바둑TV에서 열린 결승 4국에서 강동윤의 대마를 잡고 백불계승으로 마무리 지으며 ‘9단 승단’까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것.

 처음 결승전이 시작될 때만 해도 올해 전자랜드배 왕중왕전과 오스람코리아배를 잇달아 석권한 18세 신예 강동윤 7단 쪽이 조금 우세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그러나 결과는 시작부터 원성진의 독주였고 내용도 완승에 가까웠다. 원성진은 10대 시절부터 동갑내기인 최철한-박영훈과 함께 ‘송아지 삼총사’로 성가를 높였으나 일찌감치 정상권에 진입한 최철한-박영훈과 달리 2진에서 맴도는 바람에 심적으로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40세 이전만 출전하는 마스터스 서바이벌에서 첫 우승을 거두더니 올해 비씨카드배 신인왕전에 이어 천원전에서도 우승하며 서서히 진면목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1985년 서울생(만 22세)으로 전 기사가 출전하는 본격 기전에선 이번이 생애 첫 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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