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패션代母 마담 그레 뒤늦은 訃音-최고급의상 세계적 명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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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파리유행의 대모(代母) 마담 그레가 시골의 한 양로원에서 쓸쓸히 숨진 사실이 1년만에 알려지자 파리패션계는 충격에 잠겨있다. 마담 그레는 그레이스 켈리.재클린 케네디.프랑수아 미테랑대통령의 부인 다니엘 프랑수아 등이 단골로 찾은 최고급 패션디자이너로 이미 고인이 된 잔 랑뱅.가브리엘 샤넬에 이어 파리패션史의 산증인이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지난 9~11월 두달간 그녀의 의상80벌을 회고전 형식으로 열었을 때도 그녀는 엄연히 살아있는 것으로 돼있었다.
따라서 그녀가 지난해 11월24일 바르의 양로원에서 아무도 돌보지 않는 가운데 91세의 일기로 숨졌다는 것은 충격 그 자체였다. 모친의 사망소식을 일체 비밀에 부쳐 온 친딸 안느(55)는『피에르 카르댕과 지방시만이 그녀를 도우려했지 나머지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고 패션계를 원망했다.
본명이 제르맨 에밀리 크레로인 그녀는 30년대중반 파리에서 견습생으로 의상계에 발을 디딘 이후 파리 패션계의 대모로 당대를 풍미한 그녀는 이제 뒤늦은 부음(訃音)을 패션계에 남겼을 뿐이다. [파리=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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