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94스타10걸>"세계의 음악여행"명지휘자 금난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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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무대위에서 껑충껑충 뛰다시피 하기로 유명한 지휘자 금난새(47).그는 요즘 40대 후반의 나이답지 않게「금난새 오빠」로 불린다.언젠가 모잡지에서 옷 잘입는 남자로 뽑히기도 했고 CF에도 출연했지만「오빠부대」의 극성에 시달리게 된 까닭 은 다른 데 있다.
『그동안 청소년을 위한 무료음악회는 소품위주에다 지휘자와 단원들의 무성의로 오히려 관객을 실망시키는 경우가 많았지요.제 의도는 정기연주회같은 비중있는 음악을 연주하되 분위기를 친숙하게 이끌어가자는 겁니다.무료공연도 좋지만 2천원짜 리 입장권을스스로 구입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합니다.이 학생들이 어른이 된다면 무조건 공짜표를 기대하는 버릇도 없어지지 않겠어요』 지난 4월부터 매월 셋째주 토요일에 공연된「금난새와 함께떠나는 세계의 음악여행」은「기획의 귀재」로 불리는 금난새와 수원시향.예술의전당이 만들어낸 공연상품으로 매회 전석매진에다 평균관객수 2천3백62명,객석점유율 1백1%로 예술의 전당 개관이래 최고의 기록을 수립했다.
「음악여행」의 성공요인은 성의있는 연주와 알찬 프로그램,깜짝쇼에 가까운 이벤트적 요소의 가미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연주회 시작전 지휘자가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함께 간단한 곡해설을 곁들임으로써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고,객석 에서 불쑥 튀어나온 성악가가 무대에서 노래를 한다든지,연주도중 발레리나가나와 춤을 춘다든지,이탈리아편 후반부에서는 단원들이 이탈리아 국기 색으로 티셔츠를 입고 나오는 등 예고없는 해프닝도 치솟는인기에 한몫 했다.지난 10월 연주 에서는 객석에 있던 한국종합예술학교 이강숙 교장을 불러내 쇼팽의『군대』폴로네즈를 연주해보이기도 했다.이교수가 공개석상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기는 20년만에 처음있는 일.
금씨는 자신이 상임지휘자로 있는동안 수원을 문화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그의 열정에 감명받은 시당국도 축구장이될뻔했던 경기도립문예회관앞 공터에 1만평 규모의 야외음악당 공사를 진행중이라고 한다.
***“수원,문화도시로 만들겠다” 『음악인들에게도 시장개념이있어야 합니다.과연 누구를 위해 음악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죠.미래의 청중은 바로 이 청소년들 아닙니까.』 오스트리아편으로 시작된「금난새와 함께 떠나는 세계의 음악여행」은 오는 17일 「영국과 스페인의 음악」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실비아 루케의 플라멩코 춤과 함께 선보이는 파야『삼각모자』,로드리고『아랑페즈 협주곡 2악장』등이 연주된다.이번에는 어떤 깜짝쇼가 벌어질지 귀띔해 달라는 질문에『일단 와보시라니까요』라며 말문을 막는다.
글: 李長職기자 사진: 金鎭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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