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안전교육.시공자격강화 시급-전문가가 말하는 사고예방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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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오늘날 가스연료는 가장 대중적이고 편리한 연료로서 거의 모든국민의 생활연료로 자리잡고 있다.지난 70년대 중반 이후 매년18%이상의 소비신장을 이루면서 작년 말로 가스를 사용하는 가정이 1천2백만가구를 상회함으로써 가스보급률이 93년말 기준 94.8%에 이르고 있다.그리고 종전의 취사용.택시용등 그 이용도가 한정돼 있던 가스가 최근에는 가스보일러.냉난방용.산업용.자동차용등 각 분야에서 복잡.다양한 형태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제 가스는 국민생활과 산업활동에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이에 따라 가스보급률에 걸맞은안전의식과 안전관리업무의 선진화가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지난해 가스사고를 원인별로 보면 취급부주의가 47%인 47건이고,시설미비로 인한 사고가 38%를 차지해 이 두가지가 전체사고원인의 90%에 육박하고 있으며,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전의식의 제고와 안전사용요령 준수등이 반드시 뒤 따라야 한다.
우리나라가 교통사고 사망률 세계 1위라는 오명을 얻는 것이나 산업재해 왕국으로 지목되는 원인중에는 이러한 의식구조에서 오는것도 간과할 수 없다.
시속4㎞로 걷는 기능밖에 없는 사람에게 아무런 훈련없이 시속1백㎞의 자동차를 운전하도록 시킨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확연한 것처럼,가스에 대한 안전의식이나 훈련이 부족한 상태에서 가스기기를 사용한다면 아무리 행운을 빌고 고사를 지낸다 해도 위험이 뒤따를 것은 자명하다.우리나라의 가스사용 역사는 선진국에 비해 짧은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가스가 대중연료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장작이나 무연탄을 사용하는 안전의식 수준으로 가스를 사용한다면 우리는 가스의 재해로 부터 완전하게 보호받기는 어렵다.
70년대 생산위주 성장일변도의 국가경제 발전정책에 의해안전관리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소홀히 할수 없으며 안전이 곧 생산이라는 의식이 확실하게 뿌리내릴때 국가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도 기대할수 있다. 이번 한국가스공사아현 밸브스테이션에서 일어난 가스사고도 이를 입증하는 사례가 아닌가 여겨진다.
이러한 가스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안전관리기능이 활성화되고 안전관리업무가 가스전문기관으로 일원화되어야 한다. 복잡하고 다양한 가스안전 환경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가스사용의 양적 성장에 버금가는 안전관리 기술의 발전으로 가스안전의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진국의 가스사용경험을 우리것으로 소화할수 있는 역량을 기를수 있도록 선진가스기술을 도입하는 등 정보교류가 활성화되어야 하다. 또한 산업시설 안전관리요원을 비롯해 일선에서 가스를 직접 공급하는 판매업소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뒷받침될때 효육적인 가스안전관리가 이루어질수 있다.
둘째로는 가스시설도 설계단계에서부터 안전성이 확보될수 있어야하며 시공자의 자격이 강화되어야 하겠다. 아무리 보일러를 전용보일러실에 두고 싶어도 가옥구조가 결정되고 나서는 이를 실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사회문제시된 부실시공에서도보았듯이 가스기기의 설치도 무자격 시공자로 인해 피해를 보는일이 없도록 시공에 있어서도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져야하겠다. 아울러 이제는 외국의 기술이나 제도를 무조건적으로 도입,적용하는것이 아니라 우리의 환경이나 수준에 맞게 조정하고 보완함으로써제도와 현실에괴리가 발행하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
셋째로는 가스에 대한 수준높은 이해가 전 사회적으로 보편화 되어야 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학교 이전의 교육에서부터 가르치는것이 가장 효육적이며 합리적이다. 우리공사가 조사한 국민의 가스에 대한 의식조사에서 가스연료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사용자도 적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런 교육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증명하고 있다.
가스안전관리의 성패는 가스사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할수있는가장 절대적인 변수라는 데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우리사회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요령과 편법은 곧 파국을 부르는 지름길이고 그것은 바로 나의 생명과 재산을 앗아가는 결과로 나타난다.
간단한 점검과 적법한 법적용의 운용이 다소 귀찮고 비용이 들지라도 그를 성실히 이행하는 사회 분위기가 성숙된다면 가스연료는 더이상 무섭고 위험한 연료로 인식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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