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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폭력배 대낮 살인극-강남 호텔앞길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대낮 서울강남에서 조직폭력배들이 다른편 조직폭력배들을 습격,2명을 회칼로 찔러 살해하고 2명을 중태에 빠뜨렸다.
이같은 조직폭력배들의 난동은 90년 범죄와의 전쟁당시 검거됐던 폭력배들이 최근 무더기 출소해 새로운 조직을 결성하고 세력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빚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조직폭력배들은▲지난 9월 서울강남구신사동 불출이파 행동대장 吳일(23)살해사건▲4월 대구중구달성동 뉴그랜드여관앞 회칼집단난투극▲3월 서울마포구서교동 서교호텔앞 폭력배피살사건▲2월 서울서초구반포동 팔레스호텔.미아동빅토리아호텔 난자사 건등 올들어서만 40여건의 충돌.살인극을 벌이고 있으나 검.경은 적절한 대응을 못하고 있다.
◇범행.도주=4일 오후3시10분쯤 서울강남구삼성동 뉴월드호텔앞길에서 20~30대초반의 건장한 청년 8~9명이 호텔예식장에서 나오던 박신(朴信.33.전남목포시산정동).유재수(兪在洙.28.서울서초구방배동)씨등 2명을 회칼로 난자해 살해하고 金훈석(30.전남진도군임회면).朴원갑(27)씨등 2명을 중태에 빠뜨린뒤 모두 달아났다.
숨진 朴씨등은 이 호텔 지하에서 국회의원 J씨의 주례와 코미디언 Y씨의 사회로 진행된 동료(33.서울강동구천호동)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나오던 중이었다.
범인들은 호텔인근에서 포텐샤승용차 2대에 나눠타고 대기하다 朴씨등이 나오자『이××들,죽여버려』라고 소리치며 회칼을 꺼내들고 달려들었고 朴.兪씨등은 대로를 가로질러 30여m쯤 달아나다붙잡혀 온몸을 마구 찔린뒤 숨졌다.
이들은 또 김훈석.박원갑씨등에게도 칼을 휘둘러 金씨를 중태에빠뜨렸으며 朴씨는 상처를 입었으나 또다른 보복을 두려워한듯 병원에서 잠적했다.
이들은 피묻은 회칼등을 손에 든채 호텔 골목에 대기시켜놓은 승용차 2대를 타고 달아났다.
대낮 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진 살인극으로 호텔에서 나오던 시민과 행인들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수사=경찰은 5일 새벽 서울삼성동 안마시술소앞에서 범행에 사용됐던 차량 1대가 버려져 있는 것을 발견,이 차가 李모(28.서울강남구논현동)씨 소유며 범행에 쓰인 나머지 한대는 군산지역 조직폭력배 金모(35.서울서초구잠원동)씨 소 유임을 확인했다. 경찰은 91년 서울반포동 팔레스호텔앞에서 서방파계열 조직폭력배 崔모(당시 27세)씨를 살해했던 목포파 朴모(31)씨가 최근 출소해 이날 결혼식에 참석할 예정이었고 숨진 사람들이朴씨와 친분관계가 있다는 점을 중시,서방파계열의 조직 폭력배들이 朴씨를 살해하려다 朴씨가 나타나지 않자 그의 친구들을 대신보복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金東鎬.郭輔炫.張世政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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