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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 현지실정부터 익혀라-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社의例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해외시장 진출은 현지실정에 맞춰라.』 25개국의 1백19개점포망을 통해 연 45억달러(3조6천억여원)의 매상을 올리고 있는 스웨덴의 세계적 가구판매업체 이케아(IKEA)社가 미국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미국시장은 외국업체엔 가위「철옹성」이라 할만큼 파고들기가 힘들다.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국가라 고객의 취향이 가지각색일 뿐더러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m법 대신 아직도 마일이니 파운드니하는 영국식 단위를 고집하고 있어 외국업체가 겪는 어려움이 크다. 하지만 미국시장 진출을 앞두고 이케아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지난 73년 처음으로 근거지인 스칸디나비아를 벗어나 스위스에 점포를 개설한 이후 유럽지역에서 대형할인가구 업체로 탄탄한명성을 쌓아 올려왔기 때문이다.
이케아의 전략은 도시 외곽의 땅값이 싼 지역에 대규모의 매장과 주차장을 확보,가구를 비롯해 생활에 필요한 2천품목 이상의다양한 물품을 판매함으로써 고객의 편의를 높인다는 것.여기에 대량생산으로 원가를 낮추고 셀프서비스로 일체의 불필요한 경비를줄임으로써 가격을 「파괴」,싼 값에 좋은 물건을 파는 전략을 병행했다.
유럽지역에서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이케아는 85년 미국시장에도전,필라델피아 교외에 1만5천7백평방m 규모의 첫 점포를 열었으나 기대와는 달리 매출은 해가 갈수록 부진했다.엎친데 덮친격으로 달러가격 하락으로 가격경쟁력마저 떨어지자 경영은 급속도로 악화되었다.
외우내환의 이러한 사태에 이르면 대개 기업들은 그만 두 손을들어버린다.그렇지만 성공한 기업은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기회를만들어내는 법.이케아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다.
이케아는 먼저 판매부진의 원인을 경기침체 등 외적요인에서 찾기보다 고객들이 왜 발길을 돌리나를 분석했다.그것도 책상에서가아니라 판매현장에 직접 나가 일일이 고객들의 반응을 지켜보았다.이런 과정을 거쳐 이케아는 중요한 사실을 몇가 지 밝혀냈다.
우선 유럽에서 호평받는 이케아제품이 미국인의 취향과 체형에 맞지 않는다는 것.스웨덴식 침대는 미국인들에겐 작을 뿐더러 미국에서 쓰이지 않는 ㎝로 표시되어 있다.미국인들이 이케아의 침실 장롱을 면밀히 살피고 나서 사지 않고 가버리는 이유는 장롱의 서랍이 깊지 않아 스웨터를 보관하는데 적당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아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케아는 미국판매 제품의 5분의1가량을 재디자인했다.미국인의 체형에 맞는 대형침대를 만들어 인치로 규격을 표시했으며 장롱의 서랍도 1~2인치 가량 더 깊게만들었다.이밖에도 줄서는 것을 싫어하는 미국고 객을 위해 계산대를 추가로 설치해 계산처리속도를 20%까지 높였고 유럽보다 더 관대한 환불제도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케아의 이러한 노력은 마침내 결실을 보았다.장롱의 경우 개량제품이 나온 후 당장 판매가 30~40% 증가한 것이다.이에힘입어 91,92 회계연도에 2억3천만달러에 그친 美시장매출액이 지난 8월말로 끝난 93,94 회계연도엔 두 배가 넘는 5억5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세계 매출액도 꾸준히 증가,올 회계연도엔 무려 45억달러(약 3조6천억원)의 실적을 올렸다.철저한 시장조사와 신속한 현지적응,해외에 진출하려는 기업이 귀감으로 삼아야할 이케아의 성공전략이다.
〈柳權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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