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고멋있고>삼성동 봉은사옆 삼성칼국수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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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손 크고 인심 좋고 음식솜씨 좋기로 유명한 선배의 부인이 그댁의 명물인 만두와 칼국수로 음식점을 냈다기에 한달음에 달려 가 봤다.정초에 선배댁에 세배 가서나 맛볼 수 있었던 형수의 솜씨를 아무 때나 맛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 어서 말이다.
『남에게 맡기면 음식맛을 제대로 못내 내가 다 해야 한다』며형수는 만두소부터 밑반찬까지 손님접대하던 음식 만들 듯 당신이직접 만들고 계셨다.이 덕에 음식맛은 내가 항상 감탄하며 그리워하던 그 맛 그대로다.
삼성칼국수집을 내가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한식창호와 순백의 벽면으로 운치 있는 방들과 통가죽의자와 원목탁자가 놓인 홀이 요란스럽지 않으면서 격조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기때문이다.모듬전.파전.수육 등 안주감도 대가댁솜 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추천인.김대규 대한결핵협회사무총장〉 『요리는 주방장의 예술』이라고 정의한다면 삼성칼국수집의 음식은 요리가 아니다.단지 솜씨 좋고 정성이 가득한 엄마의 투박한 음식일 뿐이다.식기뚜껑으로 떠낸 만두피에다 두부와 부추.파.무 등 채소를 곱게 다져만든 만두소를 담아 빚어 낸 만두는 집에서 만든 엄마솜씨 그대로다.반죽을 밀면서 생밀가루를 계속 쳐야 하기 때문에 칼국수에서는 필연적으로 나는 풀냄새가 이 집 칼국수에서는 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동 봉은사 바로 옆에 있다.칼국수 3천5백원,만두국 4천원.가장 비싼 메뉴는 각종버섯과 채소.수육이 함께 들어간 어북쟁반으로 2만5천원이다.명절만 놀고 일요일은 문을 연다.(3442)1957.
〈梁善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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