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제 12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정말 만만치 않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준결승1국 하이라이트>
○·이세돌 9단(한국) ●·황이중 6단(중국)

 장면도(63~75)=조금 건너뛰어 63부터 본다. 황이중 6단은 상변에서 선수를 잡아 63으로 돌입해 왔다. 이 공방전은 ‘약간 열세’의 백에 아주 중요하다. 흑은 우상과 우에 30집의 확정가가 있고 좌변과 상변을 합해 모두 43집 정도다. 전체적으로 꽤 두텁다. 백은 좌상에 12집이 있고 우상과 중앙을 보태면 18집은 강하지만 20집은 약한 상황. 따라서 하변에서 20집 정도를 확보해야 하는데 63으로 갈라진 이상 그게 쉽지 않다.

 이세돌 9단은 64로 공격에 착수했다. 한데 왜 A에 먼저 붙이지 않는 것일까. B로 받게 한 다음 64에 두면 실리적으로 훨씬 좋지 않은가. 이 질문에 김지석 4단이 “얼마나 두고 싶겠어요” 하며 그림을 보여 준다. ‘참고도1’ 백1에 두면 흑은 곧장 2로 쳐들어온다는 것. 백3은 필연인데 흑4로 두면 하변은 거의 연결이라는 것. 백C의 차단은 흑D로 움직여 곧장 뚫고 끊으면 흑이 파탄이라는 것.

 황이중은 이 대목에서도 곱게 달아나지 않고 65로 부딪치더니 69~71의 초강수를 들고나온다. 패다. 정말 큰 패다. “정말 만만치 않네” 하는 조훈현 9단의 목소리가 불안하게 울려 퍼진다. 이세돌 9단조차 패배할지 모른다는 예감이 검토실을 휘감고 있다. 수순 중 68로는 ‘참고도2’처럼 집을 챙기며 장기전을 도모할 수 있으나 이세돌은 그렇게 두지 못한다(75=65).

박치문<전문기자 dar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